600년 만의 황금돼지해라면서 올해 초 황금빛 돼지 저금통이 쏟아져 나왔다. 그 때문인지 요즘 시중에서 동전이 품귀라고 한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지인은 거스름돈으로 쓸 10원짜리가 하루 2000∼3000개 필요한데 은행에서도 구하기 어려워 곤란을 겪는다고 한다. 10원, 100원짜리 동전을 한 움큼 쥐고 가서 계산을 했더니 주인은 좋아하고 나는 호주머니가 홀가분해졌다.
돼지 저금통 큰 것을 다 채우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다. 아이들 저축 습관을 기를 수는 있겠지만, 국가적으로 생각하면 상당한 손실 아닐까?
한국은행이 1966년부터 발행한 10원짜리 동전은 61억9000만 개(619억 원)라고 한다. 이미 동전의 재료 가격은 액면가를 추월한 지 오래다.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저금통이 아닌 은행에 넣는 습관을 길러 주자. 화폐 유통의 과정과 효용을 공부하는 길도 될 것이다. 동전이 집에서 사장되지 않게 하려는 국가나 금융회사의 홍보도 필요하다. 황금돼지, 이제 배를 가를 때다.
박찬홍 서울 관악구 신림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