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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어른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색 꽃게 요리

입력 | 2007-10-05 03:01:00


《맛있다는 건 알지만 장바구니에 담기가 부담스러웠던 꽃게. 올해는 가격이 많이 낮아져 꽃게의 참맛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1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경매에서 꽃게의 낙찰 평균 단가는 8100원(1kg·살아 있는 암게). 작년 요맘때는 2만 원이었다.

꽃게 낙찰 평균가는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가격도 떨어져 암게 1kg이 1만5000∼1만7000원 선이다. 수게는 이보다 1000∼2000원가량 싸다.

꽃게 요리법은 간편한 편이다. 그냥 쪄먹어도 맛있으며 간장에 담그면 ‘밥도둑’이 된다. 찜이나 탕 등 전통적인 요리도 좋지만 예년에 비해 값이 싸졌으니 다양한 꽃게 요리를 시도해 볼 만하다.

요리연구가 겸 레스토랑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최선애(53) 씨가 이색 꽃게 요리를 추천하고 만들었다.

최 씨는 아빠가 아이들에게 ‘요리 선물’로 해 주기 좋은 ‘꽃게에 빠진 당면과 떡볶이’ ‘꽃게 깐풍기’를 골랐다. 또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요리로는 ‘꽃게 마늘 찜’과 ‘게살 미역 숙회’를 소개했다.》

▼꽃게에 빠진 당면과 떡볶이▼

떡볶이와 당면을 싫어하는 아이는 드물기 때문에 어린 자녀의 눈길을 사로잡기 좋은 요리다.

얼핏 보면 토마토해물스파게티 같은 분위기가 난다. 약간 매콤한 고추장 양념 속에 숨어 있는 꽃게와 떡볶이, 당면, 메추리알, 모시조개, 미더덕 등을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먹밥을 몇 개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훌륭하다. 깔끔하고 우아한 서양식 파티를 할 때 일품요리로 내놓아 보자. 꽃게의 고급스러움과 떡볶이의 대중성이 파티 손님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꽃게는 1kg에 4, 5마리 정도 되는 크기가 적당하다.

# 재료

미더덕 1컵, 모시조개 10개, 꽃게 3마리, 당면 60g, 메추리알 20개, 떡볶이 떡 600g, 어묵 200g, 양파 1개, 파프리카 반 개, 붉은 고추 1개, 대파 1대.

양념장은 고추기름 3큰술, 두반장 3큰술, 어슷하게 썬 생강 1톨, 고춧가루 1큰술, 칠리소스 4큰술, 설탕 3큰술, 버터 2큰술, 간장 2큰술, 맛술 3큰술, 고추장 3큰술, 물 1컵을 섞어서 준비해 둔다. 소금과 후추도 약간 뿌린다.

# 만드는 법

꽃게는 껍데기를 떼어 네 토막을 내고 메추리알은 삶아 껍데기를 까 놓는다. 어묵과 당면은 먹기 좋게 썰어 두고 떡은 끓는 물에 데쳐 놓는다. 딱딱한 떡을 데쳐서 물렁하게 해 두지 않으면 조리를 하는 내내 딱딱한 채로 남아 있기 십상이다. 양파, 파프리카, 대파, 고추는 길쭉하게 썰어 둔다. 팬에서 다진 마늘 2큰술과 어슷하게 썬 마른고추, 오일 2큰술, 참기름 1큰술을 넣고 볶다가 양념장을 넣어 끓인다. 양념장이 끓기 시작하면 야채 썬 것을 제외하고 꽃게와 떡, 어묵 등을 넣어 살살 볶으면 요리는 거의 다 한 셈이다. 볶을 때 너무 세게 저으면 게살이 빠져나올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꽃게가 다 익으면 야채를 넣고 조금 더 익힌 뒤 참기름 1큰술을 넣으면 완성.

주먹밥은 보리밥으로 준비한다. 아무 양념 없이 넓적한 삼각형 모양으로 만든 후 달군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노릇하게 살짝 구워 낸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구워 내면 더 맛있다.

▼꽃게 깐풍기▼

한 입 베어 물면 게살의 독특한 풍미와 튀김 요리 특유의 고소한 맛이 한데 어우러져 입안에 가득 퍼진다. 이렇게 꽃게의 살을 즐기는 요리를 할 때는 암게보다는 수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암게보다는 수게에 살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 요리는 껍데기를 발라낼 필요가 없어 먹기에 편하다. 기름에 바싹 튀겨낸 꽃게는 껍데기까지 잘 씹힌다. 조리를 할 때 딱딱한 집게 정도만 미리 칼등으로 두드려 준다.

요리는 기본적으로 따뜻할 때 먹는 것이 맛있지만 이 요리는 식더라도 맛이 거의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미리 만들어 뒀다가 아이들 간식으로 내놓아도 좋다.

담아낼 때는 큰 접시에 작은 종지를 줄 맞추어 놓고 그 위에 게를 하나씩 올리는 방법이 있다. 토막 난 꽃게를 가지런하게 올려 놓을 수 있어 보기에 좋다.

# 재료

꽃게 3마리, 마른고추 3개, 대파 3대, 다진 마늘 2큰술, 녹말가루 3분의 2컵, 영양부추 약간. 양념 1(청주 1큰술, 참기름 1큰술, 계란 흰자 1개), 양념 2(굴 소스 1큰술, 식초 1큰술, 간장 1큰술, 청주 1큰술, 다진 마늘 2큰술, 설탕 1큰술, 후추 약간).

# 만드는 법

꽃게는 등껍데기를 뗀 후 네 토막을 내고, 집게 부분은 칼등으로 두드려 깬 뒤 양념1에 재운다. 10분 후 녹말을 꾹꾹 눌러 묻혀 놓는다. 끓는 기름에 꽃게를 넣고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튀겨 낸다. 소리가 잦아들고 젓가락으로 흔들어 가벼워진 느낌이 나면 다 익은 것이다. 튀겨 낸 꽃게에 묻힐 양념은 다음과 같이 만든다. 잘게 썬 마른고추, 대파, 다진 마늘, 오일 3큰술을 함께 팬에서 볶다가 양념2를 넣고 한 번 더 볶아낸다. 불을 끈 뒤 튀긴 꽃게를 넣어 한 번 휘저어 양념을 묻힌다. 양념을 고루 묻히려고 애쓸 필요 없다. 양념이 묻지 않은 곳과 묻은 곳을 함께 베물면 그것대로 독특한 맛이 난다. 마지막에 잘게 썬 영양부추를 얹어서 낸다.


촬영 : 박영대 기자

▼꽃게 마늘 찜▼

알맞게 익은 게의 흰 살과 마늘의 하얀 속 때문에 깨끗해 보이는 요리다. 팬에 살짝 볶기는 하지만 기름지지 않고 맛이 깔끔하다. 생강 향과 게살 향의 조화가 일품이다.

도톰한 게살을 한 입 꽉 베물면 마늘과 생강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게살의 향기가 묻어나는 마늘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한 편이다. 와인과 같은 부드러운 술의 안주로도 제격이다.

# 재료

꽃게 5마리, 생강 2톨, 마늘 1컵 , 대파 1대. 양념1(생강즙 1큰술, 청주 3큰술, 포도씨 오일 3큰술, 설탕 1큰술, 간장 1큰술, 소금, 후추 약간)

양념2(곱게 다진 볶은 땅콩 3큰술, 일본된장 1큰술, 깨소금 1큰술, 식초 4큰술, 올리고당 2큰술, 후추 약간)

# 만드는 법

꽃게는 등껍데기를 떼어내고 네 토막을 내둔다. 생강은 채쳐 물에 담가 놓는다. 게에는 청주 2큰술과 참기름 1큰술을 뿌려 놓는다. 팬에 마늘 1컵을 넣고 채친 생강과 양념1을 넣고 익힌다. 조금만 익히면 향이 올라오는데 이때 꽃게를 넣고 살살 뒤적여 준다. 그리고 곧바로 뚜껑을 닫아 쪄내듯 익힌다. 다 익었으면 뚜껑을 열고 녹말가루를 약간 뿌리고 참기름 1큰술을 넣은 뒤 뒤적여 낸다. 채썬 대파를 물에 담갔다가 건진 뒤 꽃게 위에 올려 낸다. 초록색이 깔끔한 분위기를 더한다. 양념2는 별도의 종지에 담아 꽃게 마늘 찜과 함께 낸다. 양념2를 만들지 않고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다.

▼게살 미역 숙회▼

몸에 좋은 미역과 함께 게살을 즐길 수 있는 요리다. 양념장으로 만든 국물 맛이 일품인데 차게 해서 내놓으면 더 맛있다. 여러 가지 해물과 함께 만들어 깔끔한 맛이 난다.

네 가지 요리 중 유일하게 게살을 파내어 하는 요리다.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게살을 발라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수험생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미역 속에 새우 홍합 게살을 숨겨 두는 방식으로 담으면 먹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 먹으면서 미역 속에 있는 해물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티를 할 때는 여러 작은 종지에 나눠 담아 얼음더미 위에 두면 근사하다. 종지와 종지 사이의 얼음 더미 위에 작은 꽃을 꽂아 주면 금상첨화.

# 재료

마른 미역 30g, 게 3마리, 냉동홍합 7, 8개, 칵테일새우 6, 7마리, 배 2분의 1개, 영양부추 약간. 양념장(물 150cc, 맛술 6큰술, 참치액 1큰술, 설탕 2큰술, 간장 2큰술, 레몬 1개, 소금, 후추 약간)

# 만드는 법

미역을 불려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작게 썰어 차게 준비한다. 꽃게는 찜통에서 쪄서 살만 발라 준비한다. 홍합, 새우는 해동한 후 끓는 물에 데치고 청주 1큰술을 뿌려 차게 준비한다. 배를 얇게 썰어 접시 바닥에 깐다. 미역을 그릇 가장자리에 둘러놓는다. 접시 가운데에 홍합과 새우를 놓고 게살로 덮는다. 준비해 둔 양념장을 차게 해서 부어둔다. 마지막으로 영양부추를 잘게 썰어 게살 위에 올린다.

글=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꽃게 손질은 이렇게▼

꽃게 요리를 많이 해 보지 않았다면 살아서 움직이는 꽃게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난감하다. 이럴 때는 꽃게를 냉동실에 10분가량 둔다. 시장에서 게를 사 올 때 얼음과 함께 넣어 오면 편리하다. 집에 도착하면 바로 조리할 수 있을 정도로 움직임이 없어진다.

게 요리를 할 때는 다리 끝부분의 날카로운 부위를 잘라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활발히 움직이는 게의 다리를 자르면 게가 스스로 다리를 전부 끊어버려 모양이 나빠진다. 따라서 냉동 후 움직임이 멈췄을 때 자른다.

씻을 때는 솔로 게 표면을 구석구석 문질러 준다.

등껍데기를 벗겨낸 게를 십자 모양으로 네 토막 낼 때 게살을 뭉그러뜨리지 않고 자르는 요령이 있다. 꽁지 부분에서 머리 방향으로는 가위로 그냥 자르면 된다.

좌우 다리를 붙인 채로 나뉜 게를 다시 이등분할 때는 3번의 가위질을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그냥 자르면 딱딱한 배 쪽의 게 껍데기가 살을 눌러 살이 삐져나올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자르려 하지 말고 가위의 날로 아래쪽의 딱딱한 껍데기 부분만 먼저 잘라낸다. 다음으로 등 쪽의 조직들을 잘라낸다. 마지막으로 등과 배의 중간층에 있는 속살을 잘라내면 된다. 마치 반으로 잘린 빵의 아래 껍질을 먼저 자르고 위 껍질을 자른 다음, 가운데 흰 속살 부위를 잘라 주는 것과 같다.

게의 속살이 필요해서 게를 찔 때는 맛있는 국물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배가 위로 향하도록 놓고 찐다.

꽃게탕에는 된장을 조금 넣어 주는 것이 좋다. 된장이 꽃게 특유의 맛을 살려 준다.

꽃게로 매운탕을 끓인다면 쑥갓을 넣는 것이 좋고, 맑은 국을 끓인다면 콩나물과 미나리가 어울린다.

간장게장을 다 먹고 남은 간장에는 깻잎을 재워 먹으면 좋다. 맛있는 깻잎 장아찌를 즐길 수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