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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빈기자의 자동차이야기]모터쇼 풍경도 바뀝니다

입력 | 2007-10-05 03:01:00


지금까지 세계적인 모터쇼에서는 화려한 스포츠카와 고출력의 신차(新車)가 관심을 독차지해 왔습니다.

유명 자동차브랜드 부스의 가운데 자리에는 어김없이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고급 자동차가 전시되기 마련이었죠.

그러나 9월에 열렸던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모터쇼에 처음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 ‘C63AMG’와 BMW ‘M3’, 아우디 ‘RS6’ 등 고출력 모델들은 구석자리로 밀려났습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셰 등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의 부스 역시 과거와 달리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했습니다. 배기량이 높은 고출력 모델들은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더군요.

200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는 아우디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인 ‘Q7’과 메르세데스벤츠 ‘뉴 S클래스’ 등 대형 차량들이 주목을 받았던 상황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대신 환경친화적인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시장의 아랫목을 차지했습니다.

앞으로 온난화로 인한 지구 기후의 변화가 심각해진다면 자동차 업계의 변화는 더욱 빨라질지도 모릅니다.

2년 만에 이렇게 모터쇼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모두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을 막아보자는 몸부림인 것이죠.

고출력 자동차들은 보통 1km를 주행할 때 300g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를 쏟아냅니다. 일반적인 2000∼3000cc 자동차들은 200g 안팎이고 친환경 모델로 주목받는 차량들은 100g 정도에 불과합니다.

유럽연합(EU)은 2012년까지 각 자동차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 모델들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20g으로 맞추도록 했습니다.

앞으로 5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현재 도로 위를 주행하는 대부분의 자동차는 이 기준을 벗어납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환경기준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신기술개발과 경차모델을 많이 내놓지 않는다면 지금 판매되는 모델 중 상당수는 5년 뒤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급변하는 지구환경으로 인해 10년 혹은 20년 뒤에 우리들이 타고 다닐 자동차는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산화탄소를 많이 내뿜는 큰 배기량의 자동차가 훨씬 줄어들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