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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수도권 죽이는 균형발전 용납 못해”

입력 | 2007-10-10 03:02:00

경기도민들이 9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2단계 균형발전대책 철회 촉구 궐기대회’에 참가해 정부의 수도권 과잉규제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전국 234개 시군구를 낙후·정체·성장·발전 등 4개 지역으로 나누는 2단계 균형발전대책을 발표했는데 경기도 소속 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의 지원이 적은 성장과 발전지역으로 분류됐다. 원대연 기자


경기도가 ‘2단계 국가균형발전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또 국회에 계류 중인 미군 공여지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주한미군 관련 정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도 밝혔다.

올해 초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공장 증설 여부를 놓고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했던 경기도가 다시 한번 정부와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 경기도 “국가균형발전정책은

수도권 말살 정책”

‘2단계 국가균형발전정책 관련 범경기도민 비상대책위’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시민열린마당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궐기대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서 “세계 어느 나라도 수도권을 버리지 않았다”며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수도권 규제를 개선하고 균형발전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날 1000만 명 서명운동 시작을 선언한 뒤 관련 부처를 항의 방문했으며 각 당 대선 후보와 대선 주자들의 캠프를 찾아 법안통과 저지를 당부했다.

경기도가 이처럼 반발하는 이유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수질환경보전법 등 각종 규제에 묶인 상태에서 더는 불이익을 감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2단계 국가균형발전종합대책이 시행되면 법인세, 건강보험료 감면 등 조세·재정적 지원에서 경기도 낙후지역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경기 여주군은 최상위인 ‘발전지역’이지만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성장지역’인 울산시의 자치구 평균과 비교할 때 인구는 10%, 제조업체 수는 16% 수준이다.

이날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기도가 균형발전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연천, 포천 등 최전방 지역과 파주, 김포 등지를 수도권 규제로 묶으면서 아무런 배려가 없다는 것이 바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규제 개선 없으면 반환 미군기 지 개발도 포기”

“4년제 대학 설립, 산업단지 물량 추가 배정, 반환 공여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3가지 핵심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경기도는 미군 공여지 개발을 포기하겠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반환미군기지 주변 지역 지원,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경기도 한배수 특별대책지역과장은 이렇게 밝혔다.

정부는 경기도의 각 자치단체에 미군 공여지를 유상 매각하는 방법으로 미군기지 평택 재배치 비용 6조3900억 원 중 2조4300억 원을 조달할 계획. 따라서 경기도의 자치단체들이 유상 매각에 참여하지 않으면 미군기지 재배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는 당초 300개 공여지 개발사업을 선정했다가 각종 규제 때문에 133개로 사업의 수를 대폭 축소해 8월 행정자치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중앙정부 안에서 예산 지원의 주체와 방식에 대한 의견통일이 이뤄지지 않아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오세창 동두천시장은 “미군기지가 생기는 평택에는 18조 원을 지원하면서 수십 년간 미군 주둔으로 피해를 본 경기 북부에는 말뿐인 지원책만 나오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