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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경남 미술대전 출품작 26점 사라져

입력 | 2007-10-10 05:45:00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남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9일 ‘제30회 경남도 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입선작 26점이 경남도청 부속건물인 도민홀에서 ‘증발’한 사건과 관련해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사상 유례없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술대전을 주관하는 한국미술협회 경남지회(지회장 성낙우) 등을 상대로 즉각 수사에 나섰고, 주최 측인 경남도 역시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경과=문인화 입선작 26점이 사라진 것은 7일 오후부터 8일 오전 사이. 미협은 8일 본심사를 앞두고 작품을 족자로 제작한 필방에서 6일 오후 납품을 받아 도민홀에 보관해 두었다.

8일 오전 시작된 8개 부문(한국화 서양화 조소 공예 디자인 서예 서각 문인화) 본심사에서 7개 부문은 정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문인화 부문은 331점의 출품작 가운데 지난달 9일 1차 심사를 통과한 162점의 작품이 담겨 있던 상자들 중 26점이 담긴 1개가 없어진 사실을 발견하고 심사를 중단했다.

미협 경남지회는 본심사에서 부문별 대상과 우수상, 특선 등을 뽑은 뒤 10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절도? 분실?’=경남도청 뒤쪽에 위치한 도민홀은 지하층과 1층에 매점과 식당, 헬스장이 있고 2층은 회의장이다. 미술대전 작품들은 회의장에 보관돼 있었다.

도민홀 1층 출입문은 통상 오후 8시 반경 청원경찰이 잠그고 다음 날 오전 5시 반경 연다. 도민홀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다.

미협 경남지회 관계자는 8일 오전 8시 반경 회의장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따라서 이날 오전 5시 반부터 3시간 사이에 문인화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작품이 탐났다면 1, 2점을 가져가야 정상이지만 한 상자가 통째로 사라진 점에 비춰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망=경남도와 미협은 문인화 출품자 26명에게 양해를 구해 입선에 들지 못했던 다른 출품작을 13일까지 재심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같은 작가가 낸 작품 가운데 ‘낙선작’을 대상으로 다시 심사하는 것이어서 경남 최고 권위의 미술대전은 불신과 함께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기게 됐다. 미협과 경남도에 대한 책임론도 일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 관계자는 “아직까지 출품자들의 항의는 없지만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