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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일제 수탈의 현장 나주, 역사체험장으로 탈바꿈

입력 | 2007-10-10 06:17:00


전남 나주는 일제강점기 때 호남지역 쌀과 수산물의 집산지였다. 일본은 호남선 철도(1914년)를 닦고 영산포구를 키워 수탈한 물자를 본국과 경성으로 실어 날랐다. 이 때문에 영산포는 아직도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 많이 남아 있다.

나주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로도 유명하다. 나주역은 1929년 10월 29일 조선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 간의 충돌을 계기로 그해 11월 3일 전국적인 학생독립운동으로 확대됐던 역사 현장이다.

나주시가 일제 수탈의 현장과 항일 역사를 간직한 건물들을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근대 역사거리=나주시는 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 당시의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영산동 일대를 근대 역사거리로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영산포 일대를 등록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다음 달 문화재청에 지정 신청을 하기로 했다.

구간은 옛 영산포 선창에서 정미소 거리까지 750여 m로, 이 일대에는 당시 형성된 시가지와 일본식 가옥, 상가 등 100여 채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당시 나주평야에서 나온 쌀 등 각종 곡물을 도정하기 위해 세운 수십 곳의 정미소 가운데 3곳이 지금까지 잘 보존돼 있다.

시는 또 당시 일본인 지주 가옥, 동양척식회사의 문서고, 식산은행 건물 등을 매입해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재홍 나주시 문화관광과장은 “역사거리 조성을 위한 현황조사 등 기초용역을 마쳤고 조만간 민간단체, 학계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개발방향을 정할 방침”이라며 “일제 옛 모습을 간직한 근대 거리에 대한 등록문화재 추진은 처음이어서 지정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공원=나주시는 호남선 복선화 공사로 폐쇄된 죽림동 옛 나주역 일대 2만8000m²에 광주학생독립진원지 기념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기념공원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공원에 건립되는 학생운동진원기념관은 지상 2층 연면적 842m² 규모로, 당시 독립운동에 참가했던 학생들의 각종 유품과 사진 등을 전시하는 유물전시관과 학예연구실, 영상실, 세미나실 등이 들어선다.

또 나주농업보습학생과 나주보통학생 만세사건, 나주 출신 학생운동 지도자 등을 주제로 한 전시관도 꾸며진다.

청소련수련관은 동아리방과 특별 활동실, 자치활동장을 갖춰 청소년 여가 활동과 수련장으로 활용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