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기보다 남북이 서로 주고받는 관계가 돼야 합니다.”
경세호(75·사진)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9일 기자와 만나 “북한에 물자를 ‘퍼 준다’는 논란이 나오면 남북 경제협력의 경제적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 회장은 남북 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이달 2∼4일 북한을 방문했다. 그의 이번 북한 방문은 2003년 평양 정주영체육관 개관식 이후 두 번째.
그는 “정상회담 중 만찬회장에서 북한의 경공업상에게도 이같이 말했고, 경공업상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 회장은 “경공업상에게 남북 경제인들이 서로 공장을 방문하고 기술교류를 하자고 제안하자 경공업상도 남한 공장을 보고 싶다고 하는 등 적극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북한도 국제학술기구 등에 가입해야 하지 않느냐는 제안을 거부감 없이 듣는 등 북한 인사들의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 회장은 섬유산업은 남북 경협이 가장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과 공장 용지, 남한의 기술력을 합치면 시너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정상회담 중 업종별 간담회에 참석해 “남북 섬유산업 협의체를 구성해 인력 및 기술교환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는 ‘통행·통신·통관’ 등 개성공단의 3통(通) 문제가 거론된 것을 꼽았다.
경 회장은 “4년 전에는 거리에서 자동차와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번엔 거리가 제법 붐볐고 새로 지은 건물도 눈에 띄었다”고 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