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청정 고을’인 경남 산청군에 우리의 선비문화를 연구하고 체험하는 기관이 들어선다.
산청군은 10일 “시천면 사리 남명 조식 선생 유적지인 산천재 일원 2만9000m²에 198억 원을 들여 연구와 교육, 전시, 연수시설 및 야외 체험공원 등을 갖춘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원 건립사업은 2월 진주의 남명학연구원(이사장 최문식)과 경남도내 문화원장, 향교 전교 등 250여 명이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현재 전 국무총리)를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남명 선생 후손들이 용지대금 15억 원을 출연하겠다고 밝혔고, 5월 경남도의 중기 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된 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지원으로 본격 추진된 것.
산청군은 9일 연구원 건립 기본계획 중간 용역 보고회를 가졌으며, 다음 달 초 최종보고회를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실시설계용역을 거쳐 늦어도 2009년 공사에 들어가 2011년 초 완공 예정.
연구원 건물은 전통을 살리는 취지에서 모두 한옥으로 짓기로 했다. 퇴계 이황 선생을 기리고 연구하는 경북 안동의 ‘국학진흥원’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청군은 관 주도에서 벗어나 비영리 재단을 설립하고 선비 문화체험, 한옥 휴양캠프, 교육 및 연수사업 등을 추진해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경남도내 각 지역의 문중에 보관돼 있는 고문서들도 모아 정리해 연구한다는 구상.
산청군은 조선시대 경북 안동의 경상좌도 학파와 쌍벽을 이룬 경상우도 학맥을 형성했던 역사, 문화의 중심지. 남명 선생의 선비정신이 살아 숨 쉬는 지역으로 해마다 10월이면 ‘남명 선비문화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2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된다.
강순경 산청군 관광개발담당은 “이 연구원이 완공되면 남명학을 비롯한 선비 관련 역사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