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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들이 꼽은 맛집]서울 남대문시장 ‘진주집’

입력 | 2007-10-12 03:03:00


부추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 진국 꼬리곰탕… 이거 보약 한 첩이네!

《사회 초년병 시절, 일이 잘 안 풀리고 힘겨울 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사는 게 다 그렇지’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느긋해졌다.

술을 마셔 속이 헛헛할 때는 뜨끈한 해장국을 사주는 사람이 좋았다.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는 사람을 어루만지는 보시(布施)다.

실적을 만들어 내랴, ‘괴물’ 같은 상사와 부하 직원 상대하랴 스트레스가 많은 샐러리맨에겐 점심과 저녁 시간이 탈출구다.

오늘은 어디서 무얼 먹을까?

직장인들이 꼽은 맛집을 소개한다.》

북적대는 서울 남대문시장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니 ‘50년 전통 진주집’이란 간판이 눈에 띄었다.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들 사이로 흰 와이셔츠를 입은 젊은 남성과 정장 차림의 여성도 적지 않다. 인근 한국은행 대한상공회의소 CJ 등은 물론이고 광화문 부근 정부중앙청사 공무원들도 찾아온다는 꼬리곰탕집이다.

대표 음식 격인 ‘꼬리토막’을 시켰다. 뚝배기에 꼬리 두 토막이 나온다. 푹 고아서 고기가 질기지 않고 맛도 담백하다. 부추가 들어간 새콤매콤한 양념간장 맛이 특이하다.

살을 다 발라먹을 때쯤 국수가 담긴 따끈한 국물과 밥이 나온다. 국물이 뿌옇지 않고 맑아 깔끔하다. 국물에 밥을 말아 배추 겉절이, 길쭉한 깍두기랑 먹는다. 깍두기는 곰삭아 시큼하고, 겉절이는 맵고 짭짤하다.

주인 하양숙(54) 씨는 “쇠꼬리를 하루 동안 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은근한 불에 두 번 우려내 버린 다음 밤새 끓인 국물이라 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약간의 소주 외에는 마늘 양파 등의 양념은 일절 넣지 않는다고 했다.

꼬리는 영양분이 많고 소화가 잘돼 수험생이나 노인들의 보양식으로도 좋다. 술 해장에도 그만이다.

진주집은 1950년대 진주 출신 권숙주 할머니가 문을 열었다. 그는 10년 전 먼 친척뻘인 하미순(58), 양숙 씨 자매에게 넘겨 줬다. 24시간 문을 열어 직장인인뿐만 아니라 남대문시장으로 물건을 떼러 오는 전국 각지의 상인과 일본 관광객도 즐겨 찾는다.


촬영 : 박영대 기자

옆 자리 할아버지는 소주 반 병을 시켜 놓고 꼬리곰탕에 양념장을 다 털어 넣었다. ‘음냐리∼’ 할아버지가 곰탕을 제대로 드시네…,

서울 숭례문에서 대한화재 빌딩을 바라보고 왼쪽 길로 100m가량 들어가 오른쪽 갈치골목 안에 있다. 유명한 갈치조림 식당도 많아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이 곳곳에 있다. 1층 40개, 2층 40개의 좌석이 있으며 예약도 받는다. 꼬리토막 1만5000원, 꼬리곰탕 1만3000원, 설렁탕 5000원, 방치찜 3만5000원. 서울 중구 남창동 02-318-7072 맛★★★ 분위기★ 가격★★

( ★★★좋음 ★★보통 ★안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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