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등에 가동 중단한 곳도
국내 골판지 제조업체들이 골판지 원료인 재활용 폐지를 확보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11일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골판지 제조업체들이 폐지를 구하지 못하거나 폐지 가격이 폭등해 월간 7, 8일 정도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산 폐지 가격은 t당 13만 원으로 올해 초 7만 원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는 박스 등 골판지 수요가 크게 늘어 중국 제지업체들이 골판지 제조 공장을 잇달아 신·증설하면서 원자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폐지 수출 가격은 국내 거래 가격보다 t당 1만∼1만5000원 비싸기 때문에 국내 폐지 수집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폐지를 수출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폐지 총수출량은 지난해 8만6120t에 그쳤지만 올해 1∼8월 24만1700t으로 이미 지난해 물량을 초과했다.
업계는 올해 8월 산업자원부에 폐지 수출에 따른 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폐지 수출을 금지하자고 건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국내 업체들은 골판지 가격을 올해 7월 t당 27만 원에서 31만 원으로 올린 데 이어 조만간 34만 원 선으로 다시 인상할 예정이다.
정규성 제지조합 전무는 “골판지 가격을 올려도 폐지 인상분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업계는 손해를 보고 있다”며 “폐지는 재활용 자원이기 때문에 국내 재활용 산업 육성 차원에서라도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