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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확산따라 빈부격차 더 커져” IMF 부작용 인정

입력 | 2007-10-12 03:03:00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서 “세계화로 인해 소득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IMF가 이례적으로 세계화의 부정적인 결과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IMF는 1980년대 이후 각국에 “경제 발전을 위해 외국인의 투자, 기술, 무역에 문호를 개방하라”고 충고해 왔으며 이를 받아들인 국가들을 위주로 자금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곧 발간할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IMF는 기술 이전과 외국인 투자의 확대가 지난 20년간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에서 모두 빈부 격차를 확대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IMF의 처방을 따랐지만 경제 발전도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소득 불균형이 심화된 이유에 대해 IMF 측은 “세계화를 통해 전반적으로 부(富)가 증가했다”고 전제한 뒤 “저임금 근로자들도 임금이 상승했지만 숙련 노동자들에 비해 상승 속도가 느렸다”고 설명했다. 저개발 국가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기술집약적 산업에 편중돼 숙련 노동자에 대한 대우가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고 IMF는 분석했다.

세계화를 옹호하는 기존 경제이론은 무역과 투자의 증가가 개발도상국에 비숙련 노동자를 위한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면서 임금도 높여 빈부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해석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지역에서 세계화가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는 사실을 IMF마저 시인함에 따라 반(反)세계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