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뒤주/이준호 지음·백남원 그림/184쪽·8800원·사계절출판사(초등학교 4∼6학년)
오전 2시 50분만 되면 뒤주 속에 들어가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에게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이 책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와 분단의 아픔이라는 역사를 잘 버무린 장편동화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끌려간 큰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를 통해 역사의 생채기를 어루만지면서도 뒤주를 통해 과거로 여행하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민제는 어느 날 새벽이면 뒤주에 들어갔다 나오는 할아버지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할아버지가 잠든 틈을 타 뒤주에 들어간 민제. 알고 보니 뒤주는 과거로 여행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었다. 할아버지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실수로 큰할아버지를 북한군에게 끌려가게 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분단의 아픔을 곱씹을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과거 역사를 나중 사람이 멋대로 바꿀 때 생겨날 위험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