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예비후보(왼쪽부터)들이 지난달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경남 합동연설회장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합성
막바지에 이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2일 수도권 각지를 방문하고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14일 서울 경기 인천 전북 등 8개 지역에서 치러질 ‘원샷 경선’과 13일 실시될 휴대전화 3차 투표의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곳이 수도권이기 때문이다.
8개 지역 ‘원샷 경선’의 선거인단 106만1406명 중 수도권 거주자는 서울 31만6861명(29.9%), 경기 23만6942명(22.3%), 인천 6만5457명(6.2%)으로 전체의 과반수다.
▽정동영-손학규 수도권 승부, 이해찬 경선 이후 구상?=정 전 의장은 12일 경기 각 지역을 돌았다. 13일엔 인천을 방문한 뒤 고향인 전북으로 이동한다. 전북에서 승리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정 전 의장은 12일 e메일로 지지자들과 언론에 ‘긴급 호소문’을 보내 “감히 ‘준비된 후보’라고 자부한다. 앞으로 정국을 주도할 압승을 안겨 달라”고 호소했다.
정 전 의장 측 관계자는 “휴대전화 투표에서 2위를 해 긴장하고 있지만 종합 1위 유지에 이상이 없다. 결국 3∼5%포인트 차로 이길 것이다”고 주장했다.
촬영 : 김동주 기자
손 전 지사는 12일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의원 사무실 등에 마련된 소규모 선거인단 모임에 참석해 휴대전화 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손 전 지사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 2차 휴대전화 투표의 승리를 강조하며 정 전 의장 측을 겨냥해 “조직·동원 선거 행태를 국민이 심판하고 있다. 구태 후보가 부패 후보(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칭)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경북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디지털시대의 한국’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선거인단이 많은 수도권을 놔두고 대구·경북에 간 데 대해 “경선 전체의 승부를 떠나 일부 지역에서라도 1위를 하는 게 경선 후 친노(親盧·친노무현) 세력 결집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선 3대 키워드=경선의 향방은 ‘전북과 수도권’ ‘자발적 투표층’ ‘전략적 선택’이라는 세 키워드의 향방에 의해 결판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전 지사 측 김부겸 의원은 이날 “결국 전북이다”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의 텃밭인 전북 표심이 얼마나 정 전 의장으로 기우느냐에 승패가 달렸다는 말이다. 전북에서 정 전 의장이 최소 3만 표를 이길 것으로 정 전 의장 측은 전망하고 있다. 1만여 표 뒤진 손 전 지사로서는 경기·인천 그리고 서울에서 ‘손 바람’을 기대하지만 정 전 의장 측은 대세를 뒤바꿀 만한 바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3차 휴대전화 투표인단 13만5000여 명 중 9일 1차 투표 이후 10일까지 접수한 투표인단은 7만여 명이다. 각 후보 진영은 이 7만여 명 중 자발적으로 신청한 약 4만5000명이 승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본다. 손 전 지사 측은 “이들 중 비율이 높은 30, 40대는 대체로 손 전 지사 쪽”이라며 역전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전 의장 측은 “기존 여론조사와 엇비슷할 것”으로 본다. 이 전 총리의 3위가 굳어지면서 이 전 총리 지지층이 ‘사표(死票) 방지 심리’에서 ‘차라리 손학규’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선거인단이 어느 후보가 당선돼야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쉬울지를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14일 8개 지역경선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분 82만403명과 당 차제 관리 24만1003명 등 모두 106만1406명이 투표에 참여한다.
8개 지역 경선 및 3차 휴대전화 투표, 그리고 별도의 여론조사 결과는 1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당 대선후보 지명대회’에서 발표된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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