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중국은 한학(漢學)문화권이자 불교 및 유교문화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학술 분야에서도 서로 통할 여지가 많습니다. 동아시아 3국의 학술교류 기회를 늘려 동아시아 공동체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본 사학의 명문인 와세다대의 오쿠시마 다카야스(奧島孝康·사진) 전 총장은 “동아시아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치적 외교적 의견 차이로 인해 진척을 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대학 간 학술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일본학연구센터가 13일 개최한 ‘한국, 일본, 동아시아’ 국제학술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오쿠시마 전 총장은 “미래의 주인공인 대학생들의 왕래가 늘어나면 이웃 국가에 대한 이해의 폭이 자연스럽게 넓어질 것”이라며 “동아시아 번영의 기틀이 될 경제공동체로 가는 길을 닦는 것은 3개국 대학의 사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촬영·편집 : 동아닷컴 서중석 기자
그는 “와세다대는 본적이 일본이 아니라 아시아라는 철학에 따라 인접국과의 교류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며 이런 차원에서 현재 매년 1000명 선인 해외연수 학생 수를 1학년 신입생의 절반 수준인 5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쿠시마 전 총장은 일본 대학가의 전통적인 행사인 6개대 야구 리그전을 본떠 한국의 고려대와 연세대, 일본의 와세다대와 게이오대, 중국의 베이징대와 푸단대가 참여하는 대학생 학술행사를 창설할 것도 제안했다. 수학, 철학 등 학문별로 3국 대학생의 학술 콘테스트를 열고 테마별로 최대 1년씩 함께 강의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하자는 것.
역사인식 문제로 마찰을 빚어온 한일 관계는 아시아 외교를 중시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의 집권으로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원재 기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