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신한동해오픈에서 특유의 뒷심으로 정상에 오른 ‘탱크’ 최경주(왼쪽)가 우승자에게 주는 파란색 재킷을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서 건네받아 입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값진 11번홀… 1억5000만 원짜리 이글퍼팅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역시 ‘승부사’였다.
14일 경기 용인시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에서 끝난 제23회 신한동해오픈골프대회.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전반 9홀을 마쳤을 때 짐 퓨릭(미국)에게 1타 뒤진 2위로 밀려났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경기를 뒤집으며 재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10번홀(파4)에서 퓨릭이 친 세컨드샷은 그린을 훌쩍 넘어갔고 3, 4번째 샷도 잇따라 짧았다. 퓨릭은 간신히 5온한 뒤 3m 거리의 더블보기 퍼트를 넣은 반면 최경주는 무난히 파세이브를 해 오히려 1타 차 선두로 역전했다.
상대 실수로 승기를 잡은 최경주는 곧바로 우승을 예고하는 ‘쐐기 펀치’를 날렸다. 531야드의 11번홀(파5)에서 천금같은 이글을 낚은 것. 드라이버를 300야드 가까이 보낸 뒤 232야드를 남기고 5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프린지까지 굴러갔지만 9m 거리의 내리막 훅 라인의 퍼트는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이글로 퓨릭에게 3타 차로 달아난 최경주는 경기 직후 “이번 대회 최고의 퍼트였다”가 자평했다.
최경주는 4라운드에서 1만2000여 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4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2위 석종율(277타·캘러웨이)과 세계 랭킹 3위 퓨릭(279타)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 컵을 안았다. 나흘 연속 선두를 질주한 끝에 2005년 5월 SK텔레콤오픈 이후 2년여 만에 국내 대회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는 1억5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