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새로 만든 5m높이 출렁다리
“물에 안떨어졌다면 큰사고 났을 것”
금강산에 설치된 다리가 무너지면서 다리를 건너던 관광객들이 5m 아래로 떨어져 3명이 중상을 입고 21명이 다쳤다.
사고 직후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 40분경 북한 측 강원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구룡폭포 아래 300m 지점에 있는 무룡교가 지탱하고 있던 강철선이 풀리면서 15도가량 기울어져 다리를 건너던 황정애(53·여) 씨 등 관광객 24명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황 씨가 척추와 골반을 다치는 등 3명이 중상을 입었으나 21명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우모(64) 씨는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이 물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큰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 부상자들은 금강산 사업소 직원과 남측, 북측 관광안내원 등에게 구조돼 북측 온정각에 있는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이 중 20명은 응급차와 버스를 타고 속초병원과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부상 정도가 경미한 4명은 “관광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남측으로 이송되지 않았다.
현대아산은 한 번에 건널 수 있는 적정 인원이 5∼10명인 무룡교를 24명이 한꺼번에 건너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직원들이 다리마다 배치돼 적정 인원이 건너도록 지도하고 있는데 이번에 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아니면 지도를 했는데도 관광객들이 무시하고 건너다 사고가 났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자들이 출렁다리 난간 등을 붙잡고 있다가 떨어져 대부분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며 “황 씨를 제외한 19명은 16일경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4.2m 길이의 출렁다리인 무룡교는 2002년 현대아산이 당초 그 자리에 있던 다리를 부수고 새롭게 만든 것으로 금강산 밑 온정각에서 구룡폭포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8개의 다리 가운데 7번째 다리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무룡교는 매년 안전점검을 해 왔으며 올해에도 4차례 자체 안전점검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아산은 최근 금강산 관광객이 2배 이상 늘어 하루 평균 3000명 이상 몰리면서 출렁다리인 무룡교가 버틸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에도 무룡교를 건너는 구룡연 관광 코스에만 평소 600여 명의 배를 넘는 1300여 명이 몰렸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은 16일 직원 20여 명을 파견해 교량 안전을 점검하는 한편 무룡교 등 금강산의 출렁다리 4곳에 대한 관광객 안전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고성=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