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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빈 기자의 카 라이프]무게 20kg 선루프 달았더니…

입력 | 2007-10-16 02:59:00


자동차 오너라면 누구나 선루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머리 위로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게 할 수도 있고 지붕을 통해 하늘도 보이기 때문에 차의 분위기가 산뜻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10년 전 국산차는 선루프가 옵션으로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애프터마켓 제품을 부착해야만 했습니다.

기자도 1996년 구입한 현대자동차 ‘마르샤’에 애프터마켓 선루프를 110만 원에 달았습니다. 최근 옵션으로 제공되는 순정제품의 가격이 40만 원 정도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죠.

선루프 덕분에 차도 고급스럽게 보이고, 실내 환기 및 분위기 개선에 효과가 좋아 나름대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빠른 속도로 커브길을 돌아나가거나 고속주행 중 급하게 차로 변경을 할 때 차가 휘청거리는 느낌이 들더군요. 차에 대해 예민한 사람이 아니면 느끼기 힘든 수준이지만 빠르게 차를 몰 때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선루프 때문에 지붕에 20kg 정도 무게가 늘어나면서 차의 무게중심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무게중심이 높으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커브길에서 쉽게 흔들리게 됩니다.

그래서 스포츠 성향이 강한 일부 차종은 지붕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쏟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BMW ‘M3 CSL’인데 지붕이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일반 철판에 비해 10kg가량 지붕의 무게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랜서 에볼루션’ 8기형 MR버전도 5kg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 지붕으로 바꿔 무게중심을 3mm 낮추는 효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런 노력들로 M3 CLS와 랜서 에볼루션은 트랙에서 초고성능 스포츠카와 맞먹는 핸들링을 보입니다.

이에 반해 선루프로 지붕 무게가 20kg이나 늘어나면 핸들링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사실입니다.

물론 일반적인 용도로 쓰는 자동차는 무게중심이 약간 높아졌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운전의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선루프 장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