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병원 47곳 중 30곳 선택진료 파행운영
환자가 원하는 의사를 선택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선택진료제가 편법 운영되고 있다.
원래 선택한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가 진료를 하는가 하면 특정 진료과는 선택진료 의사로만 구성돼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병호 의원이 전국 47개 대학병원에서 제출받은 선택진료 현황을 본보가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47개 병원 중 64%인 30개 병원이 특정 진료과목 의료진을 모두 선택진료 의사로만 채우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25개 진료과 중 22개,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은 26개 중 12개 진료과의 의사 전원이 선택진료 의사였다.
또 현행 의료법은 선택진료 자격이 되는 의사 중 선택진료 비중이 80%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어긴 병원도 많았다. 부산백병원은 87.2%, 충남대병원은 80.7%가 선택진료 의사였다. 서울대병원은 78.3%이지만 진료를 보지 않는 기초의학과 교수를 제외하면 실제론 91.1%나 된다.
대학병원이 선택진료 비율을 높이는 것은 선택진료제가 병원 수입을 늘리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선택진료를 신청하면 환자는 기본 진료비 외에 추가로 선택진료비를 내야 한다.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주호 의원에게 제출한 ‘2006년 선택진료 현황’에 따르면 선택진료 수입은 전체 진료비 수입의 10%에 육박했다.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은 선택진료 비중을 꾸준히 높여 가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574억 원을 선택진료에서 벌어 국립대 병원 중 선택진료 수입이 가장 많았다.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10여 개 건강 관련 시민단체는 이달 말까지 선택진료제의 관리 운영 등 전반적 사항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