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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남남갈등 막으려면 盧대통령 해명해야”

입력 | 2007-10-18 03:01:00


金국방 “최근 軍간부들에게 함구령 내린건 맞다”

靑 “정상회담후 北어선 두 차례 침범 확인 안해”

역대 국방부 장관 및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예비역 장성과 안보단체 회원 700여 명은 17일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는 발언은 군 통수권자의 본분을 망각한 망언이라고 규탄했다.

▽‘노 대통령, 대국민 사과해야’=이날 예비역 장성들은 노 대통령의 NLL 발언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NLL 무력화에 힘을 실어 주고 남남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2002년 서해교전 때 목숨 바쳐 NLL을 사수한 장병들의 충정을 헤아려서라도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4년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때 남북 해군 간 교신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던 박승춘 전 합참정보본부장(예비역 중장)도 참석했다.

박 전 본부장은 “당시 북한 경비정은 NLL 침범을 속이기 위해 허위 통신을 보냈지만 아군은 경고사격으로 퇴각시켰다”며 “하지만 정부가 군을 사과시키고 장병들을 처벌하려 해 실상을 공개한 것인데 나를 국기문란죄로 몰아 전역시켰다”고 주장했다.

서해교전 전사자 유족대표인 윤두호(고 윤영하 소령 부친) 씨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의 홀대를 받아 온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또다시 건드리고 있다”며 “권력자라고 맘대로 국토경계선을 허물지 못하게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현 정부에서 합참의장을 지낸 김종환 예비역 대장은 “노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인지 의심이 들 만한 발언을 했다”며 “안보를 제쳐놓고 대북경협을 해선 안 되며 이런 상황에서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촬영 : 이종승 기자

▽‘통일부, NLL 포기 메시지 전달’=국회에서 열린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통일부 국감에서도 NLL 문제가 쟁점이 됐다.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NLL 포기 메시지를 북한에 너무 강하게 전달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한 번도 NLL의 포기나 수정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얼마 안 남겨 두고 노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해서 북한의 주장을 강화시켰다. 국군통수권자로서 적절치 못했다”며 “NLL 문제로 남남갈등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노 대통령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 문희상 의원은 “NLL이 영토선은 아니지만 영토선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성격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NLL 논의 자체가 불가하다며 논란을 만드는 것은 정상회담 성과를 끌어내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예하부대에 NLL 함구령=군 수뇌부가 해군에 NLL 함구령을 내렸다는 본보 보도(17일자 A1면 참조)와 관련해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국감 답변에서 “최근 군 수뇌부와의 간담회 때 유니폼(군복) 입은 사람들이 NLL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군2함대 간부들에게도 발언을 자제하도록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할 때 굽히지 않아 ‘꼿꼿 장수’라는 얘기를 들었던 김 장관은 NLL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는 데 대해 “의도와 다르게 나오거나 표정 하나, 말 한마디 가지고 자꾸 꼬이는 수가 있어 앞으로 말조심을 하려 한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남북 정상회담과 NLL 문제에 대한 김 장관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김 장관이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NLL 양보 불가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NLL은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라는 게 정부의 견해이며 서해평화협력지대는 쌍방이 이득 있는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 남북이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박이 남북 정상회담 이후 NLL을 두 차례 침범했다는 국방부 국감자료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확인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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