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공동 조사한 ‘2007 대선 관련 15차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 후보와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등 대선 후보 5명에 대한 이념 성향을 평가해 보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대답이 엇갈리게 나왔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7.7%가 ‘보수’라고 평가한 반면 35.9%는 ‘진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를 ‘중도’라고 평가한 사람은 전체의 13.2%였다.
이 후보를 ‘진보’라는 평가한 계층은 20대(47.5%)와 30대(39.9%), 한나라당 지지층(41.8%), 이 후보 지지층(44.9%)에서 많았고, ‘보수’라는 평가는 대통합민주신당 지지층(43.3%)에서 많았다.
응답자들이 가장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후보는 정 후보(46.5%)였다. 정 후보에 대해서는 30대(52.1%)와 40대(51.0%)에서 진보적이라는 평가가 두드러졌다.
‘문 전 사장의 이념 성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0.5%가 ‘모르겠다’고 답하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그만큼 일반인들이 문 전 사장에 대해 뚜렷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2.7%가 ‘보수적’이라고 평가했으며, 18.4%는 ‘중도’라고 했다. 이 후보를 ‘진보’라고 평가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7.2%로, 설문에 포함시킨 5명의 주자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권 후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9.5%가 ‘진보’라고 평가해 정 후보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두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정책 노선에 대한 정치권의 일반적 평가와는 다소 맞지 않는 대목이다.
KRC는 “주자들의 정책과 노선이 뚜렷이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피상적인 이미지로 이념 성향을 평가하는 것 같다”며 “이명박 후보의 경우 추진력 때문에, 정 후보의 경우 대북정책으로 인해 진보 이미지가 강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응답자 자신의 이념 성향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39.7%가 ‘나는 진보적’이라고 답변했다. 자신이 보수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27.5%, 중도라고 답한 사람은 26.2%였다.
올해 2월 조사에서는 자신을 보수라고 답한 사람이 35.6%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이 중도(29.8%)와 진보(26.2%) 순이었다.
KRC 김정혜 상무는 8개월 사이에 유권자 자신이 평가한 이념 성향이 이같이 바뀐 데 대해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고 좀 더 추세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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