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은 아직도 여름이다.
19일 일본 도쿄돔에는 반소매 옷을 입고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이 자주 눈에 띄었다. 지붕이 밀폐된 도쿄돔은 별도 난방을 하는 탓에 늦가을 밤 경기인데도 내부는 약간 더울 정도다.
한국도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돔구장이 없는 한국 팬들은 저녁 경기에 두툼한 잠바를 준비하지 않으면 경기 내내 오들오들 떨어야 한다. 이 때문에 ‘가을 잔치’에서 한국 팬들은 뜨거운 어묵 국물을 마시지만 도쿄 팬들은 여전히 차가운 맥주를 마신다.
안전 의식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는 관중석으로 날아오는 볼에 대한 별도의 안전요원이 없지만 도쿄돔은 경기 전 배팅 훈련 때도 20여 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한다. 이들은 공이 관중석을 향하면 귀가 따가울 정도로 호루라기를 불어 위험을 알린다.
도쿄돔에도 잠실처럼 맥주통을 짊어지고 다니는 판매원들이 있다. 이들은 형광인 연두나 주황색 옷을 입어 복잡한 관중석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또 항상 웃으며 한 손을 들고 다닌다. 손님이 손을 들어 주문하기 전에 항상 먼저 준비하고 있다는 서비스 정신인 것이다.
도쿄돔을 자주 찾는다는 이호철(31) 씨는 “항상 부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도쿄돔은 역시 ‘야구 천국’이었다.
도쿄=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