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까지 설치해서 이기려고 하나.”(두산)
“없는 얘기를 지어내나. 비방전으로 가자는 거냐.”(SK)
22일 SK와 두산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선수뿐 아니라 구단 프런트끼리도 한바탕 격전이 벌어졌다.
먼저 불을 붙인 건 두산. 두산은 SK가 ‘몰래카메라(몰카)’ 설치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두산 관계자는 “경기 전 우리 배트보이가 공을 가지러 1루 측 관중석 아래 창고에 갔는데 SK 쪽에서 광고판에 구멍을 뚫고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 자리에 카메라가 설치되면 3루 주루코치의 사인이 그대로 읽힌다”며 “양 팀 수석코치 만남에서 문제를 지적해 SK가 구멍을 막기로 했다”고 전했다.
SK는 이에 즉각 반발했다.
SK 관계자는 “벤치에서 캠코더를 가지고 있었을 뿐 창고에 몰카를 설치하려고 했다니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수석코치 간에 몰카 얘기를 나눈 사실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프런트 간 언성이 높아지며 논란도 커졌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몰카는 아니었고 SK 박상열 원정기록원이 SK 선수들을 분석하기 위한 카메라였던 것. 결국 오해는 풀렸지만 정규 시즌부터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댔던 두 팀의 신경전은 1차전부터 정점을 향해 치달은 셈이 됐다. 가히 ‘신경전 시리즈’라 할 만했다.
인천=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