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서울국제마라톤과 가을철 경주국제마라톤은 국내 최고의 ‘기록 단축의 장’이다. 왼쪽 사진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삼성전자)가 3월 18일 열린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 남자부에서 우승하는 장면. 가운데와 오른쪽 사진은 21일 끝난 동아일보 2007 경주국제마라톤 남자부 우승자 에드윈 코멘(케냐)과 여자부 챔피언 윤선숙(강원도청)이 결승선을 끊는 모습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사가 매년 개최(또는 특별 후원)해 온 마라톤대회 5개가 21일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3월 서울국제마라톤과 4월 전국구간마라톤, 그리고 10월엔 하이서울마라톤, 백제마라톤, 경주국제마라톤이 열렸다. 이들 대회는 국내외 엘리트 선수는 물론 마스터스 마라토너에게 ‘꿈의 레이스’로 불린다. 올해의 ‘동아마라톤’을 돌아본다.》
“동아마라톤에서 기록을 단축해야죠.”
매년 초가 되면 국내 엘리트 선수나 마스터스 마라토너 모두가 3월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출전을 위한 철저한 준비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울 시내 중심을 달릴 수 있고 평탄한 코스가 기록 단축에 적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마라톤’으로 불린다.
3월 18일 열린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에서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7·삼성전자)가 자신의 역대 세 번째로 좋은 기록인 2시간 8분 04초로 우승했다. 이는 올 세계랭킹 16위의 기록. 국내 개최 대회로는 2004년 거트 타이스(남아프리카공화국)가 이 대회에서 세운 역대 국내 대회 최고기록인 2시간 7분 06초에 이은 2위 기록이다. 2006년 여자부에서 저우춘슈(중국)가 기록한 2시간 19분 51초는 역대 여자 세계랭킹 12위에 해당된다. 그만큼 국내외 엘리트 선수들에게 서울 코스는 ‘꿈의 무대’다.
마스터스 부문도 마찬가지다. 올해 847명이 서울 코스에서 마스터스 마라토너의 ‘꿈’인 서브스리(2시간 59분 59초 이내 기록)를 달성했다. 847명은 역대 한 대회 최다 서브스리. 매년 2만5000여 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동아마라톤’을 고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10년 만에 국제마라톤으로 ‘부활’한 경주국제마라톤은 코스를 더욱 평탄하게 수정해 ‘기록 단축의 경연장’이 될 가능성을 보였다. 비록 올해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눈치 싸움에 다소 레이스가 처졌지만 국제부문 남자 1위(2시간 9분 44초)인 에드윈 코멘(25)과 2위(2시간 9분 45초) 찰스 키비와트(33), 3위(2시간 9분 56초) 윌슨 키켐보이 키겐(27) 등 케냐 3인방이 모두 2시간 9분대에 주파했다.
한국 여자 마라톤의 맏언니 윤선숙(35·강원도청)은 2시간 35분 53초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좋은 기록을 냈고 ‘유망주’ 김지은(22·태안군청)은 2시간 37분 25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2분 14초 앞당기며 우승했다. 국내부문 남자 1위 신정훈(25·구미시청)도 2시간 18분으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1분 13초 경신할 정도로 코스가 평탄했다.
마스터스 부문에서는 남자부에서 김영복이 2시간 28분 43초로 우승하는 등 올해 대회에서는 남녀 174명이 서브스리를 달성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