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매산리 흥해서부초등학교가 23일 ‘청솔숲 체험장’을 개장했다.
1967년 개교한 이 학교는 현재 학생이 45명에 불과하지만 교정을 빙 둘러싼 울창한 소나무 숲은 큰 자랑거리.
천연기념물(468호)로 지정된 600여 그루의 소나무 중에는 100년이 넘는 것도 적지 않다.
학교 측은 경북도교육청과 동창회, 주민들의 도움으로 숲 속에 길이 165m의 오솔길 체험장을 비롯해 삼림욕 체험장, 목공 체험장, 정자, 야생화단지 등을 꾸몄다.
개장식에는 학부모 40명을 비롯해 포항지역 학교장, 동창회원, 흥해읍 기관단체장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소나무 숲에서도 수업을 한다. 숲 속이 또 다른 교실인 셈이다.
이상호(53) 교사는 “숲과 아이들은 닮은 데가 있다”며 “‘소나무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많은 주민이 청솔숲을 찾는다. 흥해읍 주민 주소희(38·여) 씨는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책도 읽고 숲도 느낀다”며 “학교를 감싼 숲이 정말 아름답다”고 말했다.
200여 명이던 학생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학교가 소나무처럼 오래도록 성장했으면 하는 게 학교와 주민들의 바람이다.
오주석 교장은 “학생 수는 적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전국에서 가장 싱그러울 것”이라며 “청솔숲을 예쁘게 가꿔 많은 학생이 오고 싶어 하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