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62) 쌍용양회 명예회장이 올해 2월을 전후해 변양균(58·사진) 전 대통령정책실장에게 3억 원을 건넸다는 1차 진술을 검찰이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변 전 실장이 신정아(35·여·수감 중) 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건 청탁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것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서울서부지검은 거액의 수표를 보관하고, 위장 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회장을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변 전 실장에게 3억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검찰은 김 회장과 변 전 실장 간에 오간 3억 원이 특별 사면과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신 씨의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다음 날인 지난달 19일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던 김 회장은 그동안 검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면서 일본 미국 등에 머물러 왔으나 출국 1개월여 만인 25일 극비리에 귀국했다.
검찰은 수감 중인 변 전 실장을 조만간 소환해 금품을 건네받았는지 조사한 뒤 변 전 실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또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검찰은 김 회장이 변 전 실장 외에 정치인 여러 명에게도 돈을 건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확인 조사 중이다.
김 회장은 2004년 계열사 소유의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이는 등 회사 재산 310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며, 2월 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특별 사면됐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