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르며 이자부담 커져… 원화 대출로 전환도
최근 원화는 대체로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는 강세(원-달러 환율은 하락)지만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약세(원-엔 환율은 상승)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엔화 대출은 줄이면서 달러 대출은 늘리는 추세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은 24일 기준 8727억 엔(약 6조8943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1조433억 엔)에 비해 1706억 엔(16.4%) 줄어든 것이다.
기업들이 은행에서 빌린 엔화 대출 잔액은 △6월 말 9829억 엔 △7월 말 9788억 엔 △8월 말 9472억 엔 △9월 말 9016억 엔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6월 말 100엔당 750원 선 아래로 떨어졌던 원-엔 환율이 7월 말 773.43엔을 나타낸 뒤 최근 800원 선 안팎까지 오르면서 엔화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7월 말 10억 엔을 빌렸다면 원화로 환산한 원금이 77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그만큼 원화 환산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부담 때문에 기업들은 최근 엔화 대출을 기피할 뿐 아니라 기존 엔화 대출을 원화 대출로 전환하기도 한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지난달 20일 외화로 빌린 대출을 원화로 전환해 주는 ‘외화 대출 전환 원화 대출’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달 24일 기준 465억 원에 이르는 외화 대출이 원화로 전환됐다. 대부분 엔화 대출을 받았던 기업이 원화로 전환했다.
반면 달러화 대출 잔액은 24일 기준 111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말(110억5800만 달러)에 비해 1억1200만 달러(1%)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26일 10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이자 부담이 덜한 달러화 대출이 늘고 있는 것이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