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기원전 551년∼기원전 479년)는 221.76cm의 거인?’
중국 베이징(北京)대 중문과 리링(李零·59) 교수가 최근 펴낸 ‘쌍자거우(喪家狗·집 잃은 개): 논어를 읽다’에서 공자가 거인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한창이다.
리 교수는 “사마천(司馬遷)이 쓴 사기(史記)의 ‘공자세가(孔子世家)’에 공자의 키가 9척(尺) 6촌(寸)으로 나와 있다”며 “한(漢)대의 1척이 현대의 23.1cm인 점을 감안하면 공자의 키는 221.76cm”라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공자는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키 226cm의 야오밍(姚明)에 버금가는 장신이다.
하지만 다른 사학자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사기가 쓰인 시점이 공자 사후 300년이 지난 기원전 104년∼기원전 91년이어서 기록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것. 특히 사마천은 당시 범람하던 유교 경전의 파생 서적 위서(緯書)에서 공자 키를 인용했으나 이 책은 믿을 만한 게 못된다는 지적이다.
위서에는 “공자의 어머니가 꿈속에서 흑제(黑帝)와 만나 사랑을 나눠 공자를 낳았다. 공자는 키가 9척 6촌이었다.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은 공자보다 더 큰 10척 장신이었다”고 돼 있다.
학자들은 당시 일반인의 키가 7척(161.7cm) 정도였던 만큼 공자가 그렇게 컸다면 다른 서적에 나오지 않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정확한 키를 입증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