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도)는 길 또는 이치나 도리를 뜻하는데 여기에선 도덕군자를 가리킨다. 得(득)은 얻다 또는 깨닫는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만난다는 뜻이다. 酒中(주중)은 술자리를 가리킨다. 仙(선)은 신선이나 선녀 또는 세속을 떠난 사람이다.
遇(우)는 만난다는 뜻이다. 본의는 우연히 만나는 것인데, 때나 기회를 만나거나 등용됨을 뜻하기도 한다. 不遇(불우)는 포부와 재능은 있으나 때를 못 만나 불행함을 가리키는데, 단순히 처지가 불쌍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花(화)는 여기에선 女色(여색)이나 妓女(기녀)를 가리킨다. 裏(리)는 表裏(표리·겉과 안)에서처럼 안이나 속의 뜻이다. 花裏(화리)는 기녀가 있는 자리를 가리킨다.
雖(수)는 비록의 뜻으로 양보나 가정을 표시한다. 雅(아)는 바르다 또는 고상하다는 뜻이다. 離(리)는 떼어놓거나 나누다 또는 헤어지다의 뜻이다. 俗(속)은 속세나 세속적인 것을 의미한다. 風俗(풍속)이나 평범함을 뜻하기도 한다. 앞 구절의 道(도)와 仙(선)은 雅(아)에 속하고, 酒(주)과 花(화)는 俗(속)에 속한다.
금은 광석을 제련해 얻고, 옥은 돌을 깨 갈고 닦아 얻는다. 광석과 돌이 없이는 금도 옥도 없다. 그렇듯 사람이 세속을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인 이상 세속적 기반을 벗어나서는 현실 속의 존재가 될 수 없다. 술이나 기녀의 세계가 현실이고 세속이라면 바로 거기에도 도덕군자나 신선의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
雅(아)와 俗(속)을 완전히 분리시켜 단지 세속을 벗어난 세계에서 고상함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풍부한 상상력은 인정되지만 가능한 일은 아니다. 처세 방법을 논한 명나라 洪自誠(홍자성)의 ‘菜根譚(채근담)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