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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언사 조심해야” 이재오 “이명박 중심 黨 운영돼야”

입력 | 2007-10-30 03:02:00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이 29일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비협조 움직임 등을 둘러싼 당내 이상기류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강 대표가 열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물리적으로 단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화학적으로는 아직도 융합이 안 된다”며 “위로는 후보 최고위원에서부터 말단 당원까지 화합하기 위해 정말 진심으로 노력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어 “말조심해야 한다. 오늘 아침 이상한 기사도 나고 했는데, 당 단합을 저해하는 작은 언사라도 해서는 안 된다”며 이 최고위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당내 세력이 있는데 이들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강 대표는 이어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최고위원을 향해 “이제 ‘좌시하지 않겠다’는 말 좀 그만 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이 반격하기 시작했다. 강 대표를 비롯해 박 전 대표 측과 이 전 총재 측을 싸잡아 비판하고 나선 것.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 본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지금 우리는 뭐하고 있는 거냐. 이래서 당이 되겠느냐”며 탁자를 두들기며 호통을 쳤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최고위원은 “경선이 언제 끝났는데, 아직도 경선을 하는 줄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쪽에선 출마한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자파 모임 산행에 참석하고 있는데, 지도부가 이런 것을 계속 방치하고 있어도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당내에는 이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염두에 두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국정감사장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이 후보 공격에) 일사불란한 대응이 되지 않는 것도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팔짱을 끼고 있어서 그렇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를 보고받은 이 후보는 “매우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라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