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울산과학기술대(울산과기대)가 11월 1일 기공식을 열고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2009년 3월로 예정된 개교에 가속도가 붙게 돼 울산시민의 ‘10년 숙원사업’이 드디어 가시화된 것이다. 그러나 재정 확보 방안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는 등 남은 과제도 많다.
▽기공식=11월 1일 오전 11시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울산과기대 설립 용지에서 열린다.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조무제 총장, 박맹우 울산시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다.
기공식에 앞서 오전 10시 반부터는 조 총장 취임식이 열린다. 조 총장은 경상대 자원과학대 교수를 거쳐 2003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경상대 총장을 지낸 뒤 울산과기대 초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총 102만8200m²의 용지에 2498억 원을 들여 건립되는 울산과기대는 민간투자방식(BTL)으로 건립된다.
울산과기대의 주요 시설로는 용지 내의 기존 연못인 ‘가막못’을 중심으로 자연과학공학관과 인문사회관, 실험실, 학생 기숙사(1256명 수용), 교수 아파트(40가구) 등이 들어선다.
입학 정원은 학부생이 이공계열 700명과 인문계열 300명 등 1000명, 대학원생이 이공계 300명과 테크노 경영대학원 200명 등 500명이다.
▽과제=가장 큰 과제는 재정확보 문제.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는 울산과기대는 대학 운영비 대부분을 학생 등록금과 자치단체 지원금, 기업체와 동문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정된 재정 확보 방안으로는 울산시가 개교 이후 15년 동안 연간 100억 원씩 1500억 원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다.
입학정원 300명인 포스텍(포항공대)의 1년 예산이 2400억 원 안팎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다음으로는 울산과기대를 ‘소수 정예 학생 위주의 명문대’냐, ‘울산의 일반 학생들이 많이 진학할 수 있는 평범한 대학’으로 육성할 것이냐 하는 대학의 성격규명도 남은 과제다.
조 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울산과기대를 포스텍, 카이스트와 함께 국내 3대 이공계 명문대학으로 육성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입학 정원을 못 채우는 경우가 있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이 아니면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 등에서는 “울산 국립대 설립 운동을 벌인 가장 큰 이유는 울산지역 학생들이 타지로 유학가지 않고 등록금이 싼 국립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조 총장과 상반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