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10.55포인트(0.51%) 하락한 2,052.37로 거래를 마치며 상승 나흘째 만에 숨고르기를 했다.
소폭 조정에도 코스피지수는 일단 2,000대에 안착한 듯 보이지만 증시 주변에는 여전히 불안한 기류가 감돌고 있다. 한국 증시에 영향력이 큰 미국과 중국의 금리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금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한국 증시는 그만큼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로 증시 호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1일(현지 시간)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내외 증시에서는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 상승에 대해 금리인하 효과가 시장에 ‘선(先)반영’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최근 이틀 연속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입한 것도 미국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주식 수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가 금리인하를 점치고 있지만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동결’ ‘0.25%포인트 인하’ ‘0.5%포인트 인하’의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금리 동결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선 △이미 9월에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했고 △3분기 경제상황이 예상을 넘어선 호조이며 △달러가치 하락과 고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미국 눈치 보는 중국
미국과 달리 긴축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은 금리인상이 관심사다. 당초 26일 금리인상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 당국은 금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의 금리인하 폭을 확인한 뒤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한국의 중국 관련 기업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금리를 현행보다 1단계인 0.27%포인트 올릴 경우 중국과 한국 증시가 무리 없이 그 여파를 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금리, 한국증시 변동성 키울 것”
그러나 위의 두 시나리오 중 한 가지라도 어긋나면 한국 증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울증권은 보고서에서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미국 금리가 동결되면 글로벌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더라도 FOMC에서 금리인하가 마무리됐다고 시사하거나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발언이 나온다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증권 최영진 상하이사무소장은 “예상되는 중국의 금리인상 폭은 0.27%포인트지만 만약 0.54%포인트를 인상한다면 중국 정부의 강력한 긴축 의지가 드러나면서 한국 증시를 뒤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투자전략부장은 “미국과 중국의 금리 변수가 충돌하면서 결국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