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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잇단 군사훈련… 12월 총선용?

입력 | 2007-10-31 02:59:00


러시아군이 연일 계속되는 군사훈련으로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러시아 총참모본부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 연해에서 폭격기와 정찰기를 동원해 전략 지휘 훈련인 ‘동방-2007’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러시아군 작전 분야의 최고 책임자인 유리 발루옙스키(대장) 총참모장이 공군 폭격기와 정찰기, 해군 함정, 육상 항공부대가 태평양으로 출동하는 것을 직접 감독할 예정이다.

훈련 목적으로는 ‘불법 무기 출현에 대비한 비상태세 점검’을 내세웠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작전 반경이 태평양 공해까지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전략미사일군은 29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18(유럽에서는 ‘SS-19 스틸레토’로 불림)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사거리 9600km인 이 미사일이 발사 7분 뒤 캄차카 반도의 쿠라 시험장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12월에는 핵전력 현대화의 일환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 M’을 모스크바 동북쪽 테이코보에 배치할 예정이다.

캐나다 CBC 방송은 캐나다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의 영공 침범에 대비해 북극해와 태평양 연안 기지에서 전투기 항시 대기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처럼 러시아군이 훈련 횟수와 강도를 한껏 높인 것은 12월 총선을 겨냥한 크렘린의 정치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 모스크바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나톨리 츠가노크 모스크바 정치군사연구소장은 “선거를 앞두고 ‘외부의 적’에 대해 전투태세를 과시하면 내부의 비판 세력을 누르고 집권당의 승리를 돕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러시아 정부는 최근 인력과 장비를 미사일부대와 접경지역 훈련 부대에 우선 배치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최근 인구 감소로 징집 인력이 50여만 명 부족하고 예산 변화로 군용 연료도 절반 정도나 모자라지만 전방 작전부대에서는 모든 것이 넘쳐난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