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개항을 앞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고민에 빠졌다.
당초 무안국제공항은 개항과 동시에 광주공항의 국내선 및 국제선 기능이 모두 이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광주 지역 여론의 반발로 우선 국제선 기능만 이관되고, 국내선은 무안∼광주 고속도로 개통 이후로 늦춰졌다.
불과 40여 km의 가까운 거리를 두고 국내선과 국제선으로 공항이 이원화되는 바람에 국내 항공사는 두 공항에 모두 인력을 배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추가로 투입되는 인건비 외에 비행기 정비나 조업에 들어가는 비용도 이중으로 부담해야 할 처지다.
대한항공은 현재 김포∼광주, 광주∼제주, 광주∼상하이(上海)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 중 국내선은 기존처럼 운영하지만 무안국제공항 개항 이후엔 광주∼상하이 노선은 무안∼상하이 노선으로 바뀌게 된다.
대한항공 측은 무안국제공항에 10여 명의 근무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달리 김포∼목포 노선을 운항해 왔던 아시아나항공은 목포 노선을 없애는 대신 김포∼무안 노선을 매일 왕복 1회 운항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목포공항에 근무했던 인력을 좀 더 보강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동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사들은 공항 이원화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 외에도 무안국제공항이 광주공항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 국제선마저 수익성이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속초공항과 강릉공항을 아우르기 위해 세운 양양공항이 결국 수요 부족으로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광주에서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데 무안으로 옮겨 이용객이 줄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는 광주공항과 목포공항이 공항 성격 및 지형적인 문제로 서남권의 거점 공항으로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1999년 무안국제공항을 착공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