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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1기 국수전…기상천외한 백 36의 끼움

입력 | 2007-11-02 03:03:00


우상 전투는 평범해 보이지만 곳곳에 함정을 숨기고 있다. 특히 수세에 몰린 백은 한 수 삐끗하면 나락으로 빠지기 십상이다.

백 26은 보통 귀를 파고드는 수를 두지만 지금은 흑 돌이 우변을 선점하고 있어 백이 위험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백 28도 최선의 수. 흑이 백 26을 잡는 수를 효과적으로 방비하고 있다. 백 30도 젖혀 잇기 쉽지만 그 경우 귀의 흑이 살아버려 백으로서는 뒷맛이 없어진다.

흑 35에 백의 응수가 어렵다. 평범하게 참고1도 백 1처럼 밑에서 받으면 흑 2∼6까지 백돌이 1선으로 납작하게 눌린다. 그렇다고 백 ‘가’로 젖혀 반발하는 것은 무리한 수법이다. 한참 궁리하던 박영훈 9단은 기상천외한 백 36의 끼움을 들고 나온다.

이세돌 9단도 흠칫 놀라며 박 9단을 한번 바라본다. 이 9단의 빠른 수읽기는 벌써 ‘간단치 않은 수’라고 결론내리고 있었다. 참고2도 흑 1로 반격하면 백은 석 점을 가볍게 버리고 외벽을 쌓는다. 이 그림은 백의 성공작.

흑도 모양은 사납지만 흑 37∼41이 최선의 응수다. 이어 흑 43으로 미는 수를 두어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