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하는 검단산업단지(서구 오류동 410 일대) 조성과 관련해 산업단지 예정지 등에서 공장을 가동해 온 제조업체들이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검단산업단지, 검단신도시, 청라지구 개발 예정지에 있는 제조업체는 총 3700여 개사.
이들은 2009년 1월 착공에 들어가 2011년 6월 준공되는 244만4000m²(약 68만 평) 규모의 1단계 검단산업단지에 입주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조성될 단지 가운데 최소 66만 m²는 녹지와 공원 등으로 사용되고 33만 m²에는 남구 용현-학익지구 개발에 따라 대우일렉(옛 대우전자)이 이전할 계획이다.
제조업체들은 업체당 최소 3300m²의 용지가 있어야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남은 용지 145만4000m²에 입주할 수 있는 업체는 440개사에 불과하다.
나머지 3200여 개 업체는 인천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사업장을 옮기거나 2단계 검단산업단지가 조성되는 2012년 말까지 임시 용지를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제조업체들이 서구를 떠나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
최근 이곳에서 경기 화성시에 공장을 이전한 A업체는 직원들이 자녀교육 등의 문제를 이유로 공장을 그만둬 공장 가동을 사실상 멈춘 상태다.
검단산업단지 임차주 대책위원회 강철승(45) 위원장은 “공해 유발업체를 대상으로 인천도시개발공사와 관할 서구청이 단속 등을 내세워 떠날 것을 경고하고 있다”며 “이전 용지를 제공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떠나라는 것은 죽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여기에 검단산업단지의 3.3m²(1평)당 분양가가 220만∼230만 원에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영세 제조업체는 “이제 더는 설 땅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서구에 있는 전체 5676개 사업장 중 약 73%가 종업원 9명 이하의 소규모 제조업체여서 3.3m²당 200만 원이 넘는 분양가격을 감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서구 중소기업경영자협의회에서는 검단산업단지를 국가 산업단지로 조성해 제조업체들에 저렴한 가격으로 용지를 임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구 의회 홍순목 의원은 “인천시가 구도심권 개발과 검단신도시, 청라지구 등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장 용지에 대한 총수요 예측에 실패한 결과”라며 “비록 소규모 공장이지만 인천시를 빠져나가는 것은 일자리를 유출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단산업단지 2단계 사업은 2010년 7월 공사에 들어가 2012년 말 마무리된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검단산업단지 공장 용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경기 김포시와 협의해 오류동 서북쪽 1200 일대 528만 m²에 추가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