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의 발달 과정에서 도시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들짐승처럼 떠돌아다니던 인류는 나일,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인더스, 황허 강 유역에 정착하면서 도시를 세우고 문명을 일으켰다.
인류문명의 발상지에 세워진 고대도시로부터 중세도시를 거쳐 현대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도시는 이처럼 늘 인류와 함께 진화해 왔다.
그래서 ‘신은 자연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J M 카우퍼의 명제는 인간과 도시의 관계를 매우 함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도시는 새로운 진화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오랜 시간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명력을 유지해 온 도시가 그 경계를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보다 우월한 가치를 지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동북아 허브를 꿈꾸는 인천이 2009년 세계 200여 도시를 초청해 개최하려는 ‘인천세계도시엑스포’는 이런 시대적 조류를 반영하고 있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1851년 런던엑스포 이후 지금까지의 엑스포가 인류가 성취한 문명의 발전상을 전시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논의하는 장이었다면 인천세계도시엑스포는 도시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인천세계도시엑스포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특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도시를 주제로 하는 세계 최초의 엑스포라는 점이다. 도시의 발전과 진화에 대한 고찰, 도시 발전의 원동력과 리더십 연구, 도시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미래도시상 제시를 목표로 한다.
둘째, ‘유비쿼터스’ 엑스포다. 주행사장인 송도국제도시 전역에서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한 인간의 삶을 보장하는 첨단 테크놀로지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셋째, 남북 화해와 교류의 엑스포를 지향한다. 개성과 해주 등 북한의 도시를 엑스포에 참가시켜 ‘서해평화벨트’의 적극적 구현을 도모하고 있다.
인천세계도시엑스포는 한국의 성장 ‘엔진’인 인천이 동북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통해 현실화할 중국으로의 몰입 효과를 차단하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국민 모두가 인천세계도시엑스포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홍식 인천세계도시엑스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ohsik@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