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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이발사 ‘퀴즈영웅’ 되다

입력 | 2007-11-03 03:03:00

사진 제공 KBS


장래형 씨 상금 3000만원… 2년전부터 “노트 38권 분량 문제 풀어”

고졸 출신의 40대 찜질방 이발사가 ‘퀴즈 영웅’이 됐다.

충남 천안시의 ‘비타민 스파’ 찜질방 내 이발소에서 근무하는 장래형(46·사진) 씨가 지난달 30일 녹화한 KBS 1TV ‘퀴즈 대한민국’에서 ‘퀴즈 영웅’에 올랐다. 상금은 3000만 원이다. 이 프로그램은 11일 오전 10시 방영된다. ‘퀴즈 영웅’이 탄생한 것은 1년 만의 일로, ‘퀴즈 영웅’에 오르려면 예선과 본선 3라운드, 파이널 라운드 등 여러 차례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장 씨는 2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얼떨떨하다. 보통 예선을 본 뒤 출연까지 6개월이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저는 열흘 만에 퀴즈 영웅이 됐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발사 경력이 16년인 그는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하는 동안 짬짬이 공부를 해 왔다. 그는 “손님이 이발소에 왔을 때 제가 졸고 있으면 들어올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손님이 없을 때 졸지 않으려고 신문과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이유 없이 퀴즈가 좋았다.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 퀴즈가 나오면 반드시 풀어야 했다.

“한번은 대학교수의 머리를 만지고 있는데 퀴즈 프로그램이 나왔어요. 함에 들어가는 예물을 묻는 문제였어요. 교수가 오답을 말하자 저도 모르게 정답을 말해 버린 거예요. 순간 분위기는 싸늘해졌지만 그 뒤 단골손님이 되셨어요.”

그는 ‘퀴즈 대한민국’에 출연하기로 한 뒤 2년 전부터 매일 노트에 예상문제와 기출문제를 적으며 준비를 해 왔다. 지금까지 그 노트만 해도 38권에 이른다. 마지막에 맞힌 문제도 노트에 있었다.

상금은 어디에 쓸까. “방송통신대 중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내의 유학 비용도 대야죠, 고3 아들 대학 등록금에도 써야 하고. 주택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데….”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