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너무 찬양해도 선거법에 걸린다고?”
야당인 러시아 공산당이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연방보안부(FSB)를 향해 내놓은 불평이다.
러시아 공산당 노보시비르스크 지부는 3일 선거운동 기간이 되기 전에 유권자를 상대로 교묘한 심리전을 펼쳤다.
공산당은 올 12월 2일 총선에서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의 전국구 1번 후보로 출마할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대통령을 러시아 국민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 최고 조각가 주라프 체레텔리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푸시킨은 우리의 전부요, 체레텔리는 어디에든 있으며, 푸틴은 영원한 동료(나시)라는 점이 지금 명백해졌다.”
러시아어 ‘나시’는 ‘내 것’, ‘동료’라는 의미도 있지만 푸틴 대통령의 3선 연임을 지지하는 친(親)크렘린계 청년조직의 명칭이이기도 하다.
인기 절정의 푸틴 대통령을 찬양하는 듯하면서도, 청년조직 ‘나시’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을 풍자해 유권자의 표심을 돌려 놓는다는 것이 공산당의 전술이다.
공산당이 제작한 이런 홍보물이 유권자에게 파고들면서 블랙코미디로서 인기를 얻어가자 러시아 최고 권력의 대명사인 FSB가 제동을 걸었다.
FSB는 공산당의 홍보물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된다며 지역 선관위에 고발을 의뢰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공산당의 손을 들어 줬다. 한 선관위원은 “FSB는 스파이 잡는 일에 몰두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