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대표 “이젠 朴이 도와야”… 李후보, 朴에 협조요청 전화
한나라당 갈등의 중심에 있던 이재오 최고위원이 8일 “모든 것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최고위원과 선대위 부위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이 최고위원은 “모든 한나라당 구성원이 이명박 후보 당선에 전심전력해 주길 바란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각급 필승결의대회에 흔쾌한 마음으로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 최고위원의 사퇴는 화합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지 완성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이 최고위원 사퇴와 관련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한나라당 내분이 해소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최고위원이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지고 사퇴함으로써 당 화합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준 만큼 이제 박 전 대표도 침묵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당 행사에 나와 도와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대표는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도 박 전 대표가 계속 침묵한다면 혹시 이회창 씨를 돕기 위해 기회를 보려는 것 아니냐는 식의 터무니없는 오해를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또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회창 씨의 출마는 최소한의 명분과 절차도 없이 정계 은퇴 약속을 뒤집는 노욕이고 역대 대통령과 후보들이 저지른 온갖 구태 정치의 종합 완결판이자 쿠데타”라고 맹공격했다.
한편 이 후보는 8일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국민대장정 경남 필승결의대회(9일) 등 주말까지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당내 갈등 봉합 등을 위한 장고(長考)에 들어갔으며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국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12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리는 국민대장정 대구·경북 필승결의대회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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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종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