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 대형 할인점인 롯데마트가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다.
국내 1위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도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내 점포를 현재 9곳에서 2012년까지 100곳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내 1, 2위 할인점 업체가 중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것은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동부 연안(沿岸)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내수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 중국과 베트남에 동시 진출하는 롯데마트
9일 롯데 계열 식품회사들의 중국 지주회사인 롯데투자유한공사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인 바오룽(寶龍)그룹이 중국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 짓고 있는 복합쇼핑몰인 ‘바오룽쇼핑광장’에 중국 1호점을 내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그동안 베트남 호찌민에 진출하는 계획은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중국 진출 계획은 부인해 왔다. 호찌민 매장은 지난달 15일 착공돼 내년 말 개장한다.
롯데마트는 바오룽그룹과 구체적인 투자 금액과 개점 시기에 대한 협상을 벌여 조만간 입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말 롯데마트 중국 1호점이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베트남 점포가 동시에 개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바오룽쇼핑광장은 호텔, 백화점, 테마파크, 아파트가 함께 들어서는 복합건축물로 전체 연면적이 75만 m²(약 22만7000평)이며 롯데마트는 이 가운데 3만3000m²(약 1만 평)를 임차해서 매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국내 대형 할인점 시장이 포화상태이고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세가 매우 빨라 기존의 전략을 수정해서 중국 진출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며 “산둥 성 내 다른 도시는 물론 베이징(北京)이나 톈진(天津)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용지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마트는 중국 요지로
이마트도 중국 부동산 회사인 뤼청(綠城)그룹이 개발하는 상업용 부동산에 이마트 점포를 내는 방식으로 현재 9곳인 중국 내 점포를 2012년까지 100곳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쑹웨이핑(宋衛平) 뤼청그룹 회장은 지난달 23일 중국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에서 극비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략동맹협의서’를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양 측은 협의서 체결을 통해 뤼청그룹이 앞으로 개발할 프로젝트에 이마트를 최우선적으로 입점시키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뤼청그룹이 현재 항저우에서 개발하고 있는 대형 건설프로젝트 현장 2곳에 이마트 점포가 우선적으로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뤼청그룹 본거지인 저장 성 도시 외에 베이징, 상하이(上海), 우루무치(烏魯木齊), 정저우(鄭州) 등 뤼청그룹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38개 도시에서도 이마트 점포가 개설될 수 있도록 두 회사가 협력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이번 협의서 체결로 중국 주요 도시 요지에 이마트 점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현재 상하이 7곳, 톈진 2곳 등 9곳에 불과한 이마트 점포를 2012년까지 100곳 이상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칭다오·톈진=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