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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불붙은 유가 ‘진화’

입력 | 2007-11-10 03:01:00


“美 경제 4분기 둔화” 발언으로 WTI 하락세

미국 경제가 4분기(10∼12월)부터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벤 버냉키(사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8일 전망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서 “유가의 급격한 상승과 달러 가치의 하락이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신용경색 위기에도 복원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저(低)성장과 고(高)인플레이션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와 관련해 버냉키 의장은 손실 규모가 1500억 달러(약 136조 원)에 이른다며 이 때문에 주택시장이 위축돼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 종가에 비해 0.91달러 하락해 배럴당 95.46달러에 그쳤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 95.1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이날은 92.79달러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경기 둔화 가능성 발언이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의 원유 수요 감소를 의미해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