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해산하세요” 도심상공에 경찰헬기11일 오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비정규직 철폐·반전평화를 위한 범국민행동의 날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과 농민, 학생 2만여 명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 전 차로를 막고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집회로 남대문로, 종로구 세종로 등 서울 도심 교통이 7시간 동안 마비됐다. 이날 집회를 금지했던 경찰은 헬기에서 시위대의 불법, 과격 시위 장면을 촬영했다. 박경모 기자
■ 어제 ‘범국민대회’ 도심 교통체증 극심
《11일 서울 도심에서 민주노총 노조원과 진보단체 회원, 농민 등 2만여 명이 불법 시위와 집회를 벌여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도심 곳곳의 교통이 통제됐다. 경찰은 이날 시위 현장에서 보도블록을 깨 경찰을 향해 던지고 전경버스 유리창을 부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한 125명을 연행하는 등 전국적으로 141명을 검거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등은 다음 달 1일을 ‘2차 범국민 행동의 날’로 정하고 서울 또는 지역별로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일요일 서울 도심 극심한 교통체증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비정규직 철폐·반전평화를 위한 범국민 행동의 날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경 서울시청 앞 태평로 일대에서 ‘범국민 행동의 날 민중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친 뒤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방면으로 행진하다가 경찰의 봉쇄에 가로막히자 오후 8시경까지 태평로 일대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며 대치하다 자진 해산했다.
이들은 3시 반경 시청 근처 서울프라자호텔 옆 도로에서 궐기대회를 연 뒤 오후 4시 50분경 주한 미국대사관까지 거리행진을 강행하다가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일부 참가자는 경찰이 방어벽으로 세워 놓은 전경버스 유리창을 부수고 버스 위로 올라갔다.
▲ 동영상 촬영 : 변영욱 기자
경찰이 방패를 휘두르고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농민 김모(51) 씨 등 시위대 50여 명(조직위 추산)과 경찰 12명(경찰 추산)이 부상했다. 인터넷매체 사진기자 한 명도 머리를 다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세종로와 광화문 일대, 서울광장 주변에 2만3000여 명을 배치하고 전경버스 600여 대를 동원해 집회 예상 지역 주변을 봉쇄했다.
이날 집회로 오후 1시 반 이후 시청∼남대문, 종로2가∼세종로, 세종로∼정동 등 대부분의 도심 주요 도로가 통제됐다. 교통 통제는 오후 8시 20분경 풀렸다.
○ 지방 곳곳에서도 상경 저지 충돌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1만8000여 명의 농민과 노동자가 경찰의 상경 봉쇄에 막혀 귀가했으며 4000여 명만 서울에 도착했다.
상경이 무산된 농민과 노동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남 진주지역 농민 10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남해고속도로 진주 나들목 인근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여 마산과 순천 방면 교통이 40분가량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경남 함안군 함주공원에서는 농민회 간부 이모(45) 씨가 경찰의 상경 저지에 항의하며 몸에 휘발유를 뿌렸으나 주변에 있던 경찰관이 제지해 불상사는 없었다.
경남 김해지역 농민 등 100여 명은 오후 1시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읍 봉하마을 입구에 도착해 마을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대치하다 2시간 만에 자진 해산했다.
또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원 등 400여 명은 광주 서구 치평동 빛고을로에서 버스로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 5명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경찰과 노조원 일부가 부상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