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초 포항 스틸러스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브라질 출신의 세르지우 파리아스(40) 감독은 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처음 배운 말이 ‘앞으로’였다”며 횡, 백패스를 남발하는 팀의 소극적인 플레이에 일침을 가했고 기회 있을 때마다 ‘공격 축구’를 얘기했다.
브라질 클럽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그는 20세 때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끝낸 뒤 지도자 수업을 시작했다. 1997년 브라질 17세 대표팀 코치로 세계대회 우승, 1999년에는 감독으로 17세 남미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랐다. 2003년 산토스클럽 코치 시절에는 현 브라질 대표팀 공격의 핵인 호비뉴(레알 마드리드)를 키웠고 2004년 브라질 최고 지도자 4인에 뽑혔다.
포항 부임 3년 뒤 ‘앞으로’를 외쳤던 파리아스 감독이 마침내 팀을 K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포항은 ‘공격 축구’의 대표주자답게 정규리그 27경기에서 42득점을 기록하며 팀 득점 2위에 올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동국(미들즈브러) 오범석(요코하마) 등 간판선수가 많이 빠져나가자 공격 축구에 세트플레이 때 득점 비율을 높이는 ‘효율적인 전술’을 가미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올 시즌은 매우 어려웠다. 스타가 없지만 11명이 한마음으로 움직이는 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브라질 출신의 슈벵크는 “파리아스 감독은 선수들이 갖고 있는 모든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탁월한 감독”이라고 평했다.
올해로 포항과의 계약이 끝나는 파리아스 감독은 “포항에서의 삶은 굉장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가능한 한 포항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부인 파트리시아(34) 씨, 딸 라이사(12) 양, 아들 이고(5) 군과 포항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성남=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