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아파트값 대체로 보합세 전환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호재에 10.44% 올라
서울 노원구 16.46% - 의정부 27.53% 급등
신도시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11·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아파트 매매시장 상황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등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과 재건축 아파트가 약세로 돌아선 반면 집값 상승 국면에서 소외됐던 서울 강북지역 등이 강세를 보였다.
○ 아파트 값 상승폭 둔화
12일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1·15 대책’ 발표 후 1년간(지난해 11월 1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아파트 값 상승률은 서울 4.66%, 경기 고양시 일산, 성남시 분당 등 5개 1기 신도시 1.23%, 1기 신도시를 뺀 경기지역 3.55% 등으로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11·15 대책이 발표되기 전 1년간(2005년 11월 12일부터 2006년 11월 10일까지) 서울이 17.09%, 1기 신도시가 23.08%, 경기지역이 16.36%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개발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대책 발표 후10.44% 올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 버블세븐 및 재건축 아파트 약세
버블세븐 지역은 대책 발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대책 발표 전 1년간 상승률은 서울 강남구 31.87%, 서초구 17.63%, 송파구 23.81%, 양천구 28.61%, 분당신도시 17.04%,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 30.31% 등으로 급등세였다.
하지만 대책이 나온 뒤에는 7곳 중 4곳이 0.5∼2.3%의 상승률에 그쳤고, 3곳은 오히려 내렸다. 양천구가 3.12%, 송파구가 2.02%, 분당신도시가 0.03%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도 변동 폭이 컸다.
송파구는 대책 발표 이전 1년간 37.58% 급등했지만 대책 발표 후 1년간은 7% 내려 변동 폭이 44.58%포인트나 됐다. 경기 과천시도 21.53% 올랐다가 10.43% 내렸다.
○ 소외지역은 대책 발표 후 강세
중소형 저가(低價) 아파트가 많은 서울 노원구는 대책 발표 전 1년간 10.47% 올랐다가 발표 후 16.46% 더 올라 대책이 나온 뒤의 상승폭이 더 컸다. 강북구(6.69%→13.94%), 도봉구(5.46%→13.61%), 서대문구(6.85%→8.55%) 등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의정부시는 지난해 1.13% 오르는 데 그쳤지만 대책 발표 후에는 경원선 복선전철 개통 등 호재가 가세해 27.53% 급등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버블세븐 지역은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고가(高價) 아파트가 많아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인기지역으로 편입하려는 수요가 꾸준한 데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상황이 변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