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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天網恢恢, 疏而不漏

입력 | 2007-11-14 02:58:00


網(망)은 그물 또는 그물질한다는 뜻이다. 法(법)의 의미도 있다. 網羅(망라)는 그물 또는 그물을 친다는 뜻으로 주로 빠짐없이 두루 포함시킬 때 사용한다. 현대에 출현한 인터넷이나 온라인 또는 네트워크도 가리킨다. 網파(망파)는 인터넷 카페이고 網上交談(망상교담)은 온라인 채팅이며 網站(망참)은 웹 사이트이다. 恢(회)는 넓고 크다는 뜻으로 恢恢(회회)는 넓고 큰 모양 또는 크게 포용하는 모양을 형용한 말이다.

疏(소)는 촘촘하지 않고 성기다는 뜻이다. 疏密(소밀)은 성김과 빽빽함을 뜻한다. 드물다는 뜻과 거칠다는 뜻도 되며 관계가 疏遠(소원)하다는 뜻도 된다. 疏通(소통)시키다 또는 分散(분산)하다는 뜻도 있다. 疏開(소개)는 막힌 것을 터서 통하게 하다 또는 재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람을 분산시킨다는 뜻이다. 여기의 而(이)는 말을 이어주는 역할로 ‘그러나’에 해당한다. 漏(루)는 새다 또는 빠뜨리다의 뜻이다. 漏電(누전)은 전기가 다른 데로 새어 흐름, 漏泄(누설)은 비밀이 새어나감, 脫漏(탈루)는 밖으로 새어 빠져나감을 뜻한다.

하늘의 그물은 대단히 큰데, 눈이 커서 엉성한 듯하지만 결코 빠뜨리는 일이 없다. 하늘은 사람의 선악을 잘 살펴서 빠뜨리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주로 악한 일을 한 자는 천벌을 벗어날 수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악행은 반드시 징벌하겠다는 의지를 다짐하며 치안부서나 사법기관에 걸어두기도 한다. 오늘날의 법망은 더없이 치밀한 듯하지만 오히려 엉성한 점이 많아서 작은 죄인은 잘 잡아들여도 큰 죄인은 빠뜨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누구도 양심의 그물은 쉬 뚫고 빠져나가지 못하리라. ‘老子(노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