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의 키를 잴 수 있는 기구 어디 없나요?”
한국농구연맹(KBL)은 요즘 고민 중이다.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연맹 교육장에서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 예비 소집일에 하승진(22)의 키를 재야 하지만 마땅한 측정기를 아직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KBL이 갖고 있는 신장측정기의 한계는 210cm. 기존 국내 최장신인 삼성 서장훈(207cm)과 208cm로 한계를 둔 용병 선수의 신장을 재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키가 223cm라고 알려진 하승진을 재기에는 역부족이다. KBL은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일대 계측기 시장까지 돌았지만 마땅한 기구를 찾지 못했다.
고심 끝에 KBL이 마련한 대안은 두 가지. 눈금을 새긴 인공 벽을 세워 공사용 추로 벽과 바닥을 수직으로 만든 뒤 옆에 의자를 놓고 사람이 올라가 재는 방법과 기존 수동형 신장측정기를 20cm 정도 늘리는 방법.
KBL 관계자는 “안 잴 수는 없으니 조만간 방법을 정할 것”이라면서 “선수들의 키가 커지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해외에 맞춤형 신장측정기를 주문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승진의 실제 키가 얼마나 될지가 관심거리다. KBL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키를 제대로 잰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승진은 2004년 19세로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할 당시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221cm가 나왔다. KBL 관계자는 “신발을 신으면 3cm 정도 커지는 만큼 하승진의 실제 키는 220cm가 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