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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난 ‘프린세스 마케팅’

입력 | 2007-11-19 03:08:00


이달 결혼하는 미국인 린지 팀버먼(29·여) 씨는 월트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여주인공 벨을 연상시키는 황금색 드레스를 맞췄다. 결혼식장에선 영화 속 무도회에서 사용된 꽃 장식을 쓰고, 피로연에서는 영화 주제가에 맞춰 춤을 출 계획이다.

미국에서 공주 이미지에 빠진 여성을 상대로 한 ‘프린세스 마케팅(princess marketing)’이 급성장하고 있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과거 어린 소녀만을 대상으로 하던 공주 마케팅이 20, 30대 여성에게까지 확산되면서 수익성 높은 대박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사가 주도하는 이 마케팅은 신데렐라와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재스민(알라딘의 여자친구), 애리얼(인어공주의 주인공)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따오고 있다.

웨딩드레스와 보석, 결혼식 소품은 물론 식기 같은 살림살이와 욕실 상품으로 상품 개발 영역이 확대되면서 연간 시장규모가 40억 달러로 커졌다. 소비자 중에는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여성도 의외로 많다.

공주 붐은 금융시장까지 번져 ‘애리얼 비자카드’가 등장하기도 했다. 완구회사 마텔이 2001년 내놓은 ‘공주 바비’ 비디오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3800만 개가 팔렸다. 다른 종류의 바비 시리즈 판매량이 900만 개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프린세스 마케팅은 2000년 나이키에서 디즈니사로 영입된 앤디 무니 소비자부문 회장의 사업 아이디어로 본격화됐다. 그의 사업전략은 여성들의 판타지를 은근히 자극해 충족시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프린세스 마케팅의 성공은 신분 상승과 경제적 안정에 대한 여성의 열망, 이혼과 전쟁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커진 행복 추구의 욕구 등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