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해서 지금까지 가장 잘한 일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여름 방학 동안 굿네이버스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학교의 사회봉사 1학점을 이수하기 위해서였다. 굿네이버스가 어떤 단체인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신청하고 봉사시간을 받으려 시작한 일이었다.
첫날 간사님은 굿네이버스 홈페이지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찾아보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영상을 보라고 시켰다.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영상을 하나하나 보면서 그들을 진정으로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 간사님은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제일 먼저 가르쳤던 것이다.
방학 때마다 대학생이 사회봉사 학점을 이수하기 위해 굿네이버스로 찾아온다. 하지만 진정 따뜻한 마음을 갖고 찾아오는 이는 없었던 점이 아쉬워 간사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어려운 이를 돕는 마음을 무엇보다 먼저 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 열심히 여러 가지 일을 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다. 그때의 인연으로 나는 지금까지 굿네이버스의 큰 행사에 봉사자로 참여한다. 정기적이지는 않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 스스로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따뜻해졌다.
요즘 주위의 친구들은 대학생활의 여유로움을 즐기기보다는 학점이나 자격증을 따고 영어 성적을 만드느라 정신없이 보낸다. 자기계발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좋기는 하지만 대학생활이 공부로 시작해서 공부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만을 바라보지 말고 나를 포함한 공동체를 바라보는 마음, 그 속에서 소외된 사람을 지켜 주려는 자세를 갖추는 게 대학생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커리어를 쌓기 전에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져야 한다. 이번 방학 계획에는 자격증이나 토플성적 100점 만들기 같은 내용보다 먼저 봉사활동 하기를 적어 놓자.
김지현 이화여대 의류학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