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GM코리아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이영철(사진) GM코리아 사장은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GM코리아 본사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GM코리아의 비전과 향후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본사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붙어 있는 ‘회복하자, 명가(名家)의 자존심’이란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GM코리아는 지난달 기자 간담회를 열고 3년간 마케팅 부문에 500억 원을 집중 투자해 독일, 일본차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캐딜락은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헤리티지(전통)’가 있는 차”라며 “사업 확대를 통해 미국차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재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GM코리아는 21일 선보이는 ‘뉴 사브 9-3’과 내년 1월 내놓는 ‘캐딜락 올 뉴 CTS’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사브와 캐딜락이 옛 명성에 비해 시장에서 소외된 감이 있다.
“미국차가 하마처럼 기름을 많이 먹고, 잔고장이 많다는 편견을 가진 소비자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건 옛날 얘기일 뿐이다. 제너럴모터스(GM)가 최근 몇 년 동안 구조조정을 하느라 신차 개발에 집중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에서도 벤츠나 BMW에 시장을 뺏기자 최근 신차 개발에 신경을 부쩍 썼다. 그래서 모든 캐딜락 신차에는 업계 최초의 신기술을 두 가지 이상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는 경쟁력 있는 차로 명가의 자존심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이는 신차의 특징은….
“21일 ‘뉴 사브 9-3’을 선보인다. 가격은 3690만 원으로 이전 모델보다 성능은 좋아졌는데 가격은 300만 원 떨어졌다. 사브는 스웨덴에서 볼보에 뒤지지 않는 차인데 국내에선 이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지적이고 모던한 이미지에 동급 최강의 성능을 지닌 차다. 내년 1월 출시되는 ‘캐딜락 올 뉴 CTS’는 캐딜락의 르네상스를 가져올 만한 기대주다. 날카롭고 각진 차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여성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세련미를 강조했다.”
―현재 2% 미만의 점유율을 2010년까지 5%까지 늘리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국내 판매가 좋지 않았던 원인 중 하나가 너무 얌전한 마케팅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500억 원을 투자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층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다음 달 문을 여는 분당과 일산 전시장은 ‘주얼리숍’ 콘셉트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한다. 홈페이지도 대대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캐딜락과 사브 외에 새로운 모델도 들여오나.
“가까운 미래엔 계획이 없다. 우선 사브와 캐딜락의 판매를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GM 본사에서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다른 모델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이 사장은 대우자동차 중남미수출본부장, 이집트생산법인 대표, GM대우차 액세서리사업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GM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