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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서장훈-정선민 ‘새둥지 동병상련’

입력 | 2007-11-21 03:00:00


지난해 여름 남녀 농구의 간판스타 서장훈(KCC)과 정선민(신한은행)을 이 칼럼에서 다룬 적이 있다. 둘 다 1974년생 동갑내기에다 포지션도 센터로 똑같고 달변에 개성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칼럼의 말미는 ‘묘하게 얽힌 이들의 향후 행보는 어떨까’였다.

그로부터 1년 반이 흘러 이들은 당시와 다른 팀에서 뛰고 있지만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을 지도하는 허재 KCC 감독과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현역 시절 주먹다짐을 벌인 인연까지 있다.

KCC로 옮긴 서장훈은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에 허덕이고 있다. 스타 출신 허 감독은 주전들에게는 자율 훈련을 허용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우승 후보라던 KCC는 서장훈을 비롯한 주전들의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은 데다 가드진의 부진 속에 6승 6패로 공동 5위에 머물렀다.

정선민은 처음으로 여자 팀을 맡은 임 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평소 특혜를 받는 데 익숙해 있던 정선민이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데다 다정다감한 성격과는 거리가 먼 임 감독 밑에서 마음고생이 있었던 것. 정선민은 지난주 신세계와의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나서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그래도 신한은행은 6승 1패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신한은행의 선수층이 두꺼운 데다 맏언니 전주원이 정선민을 비롯한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어서다.

서장훈은 절친한 선배인 이상민이 있었더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에 삼성으로 떠난 그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서장훈과 정선민은 모두 골밑 플레이에 전념하면서 수비수가 여러 명 붙으면 외곽 슈터에게 패스를 내줘 슈팅 기회를 주라는 주문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30대의 나이에 체력 부담으로 외곽을 맴돌 때가 많다.

이들은 표정만으로도 팀 전체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만큼 선수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KCC와 신한은행의 올 시즌 성적은 서장훈과 정선민 하기 나름이라는 얘기가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